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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전숙  |  ss82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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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5호] 승인 2018.03.24  20:5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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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천으로 회귀한 연어를 기다린 것은 두 평 남짓한 고시원이었다. 8살에 노르웨이 바다로 입양 간 연어는 불혹이 되어 모천으로 돌아왔다. 향기로 각인된 모천은 블랙홀이었다. 폭포를 뛰어오르고 자갈바닥을 타고 넘느라 몸은 만신창이어도 마음은 푸른 계곡을 뛰놀았다. 푸르게 일렁이던 하늘에 맥주병과 소주병이 쌓이는 시간차로 소나기구름이 몰려왔다. 4년 동안 유일한 친구였던 알코올이 연어의 간을 배신했다. 꼭지로 기억된 어미는 자식의 푸른빛을 갉아먹었다. 우울증은 칡뿌리처럼 가슴을 움켜쥐었다.

은하수가 출렁였다 파도가 쳤다 바위가 부서졌다 비늘이 너덜거리는 생살에서 붉은 눈물이 함부로 솟구쳤다강물이 빨갛다 바다도 빨갛다 산천이 빨갛게 물든 뒤에야 연어는 모천에 울먹이는 영혼을 흘려보냈다 몸은 아이가 아니어도 영혼은 아직 젖 물린 아이여서 아이도 어른도 아닌 어중땡이를 그리움은 무차별 공격했다

여기저기 널브러진 술병은 기진맥진이었다. 하루의 고단함을 유일하게 위로했을 맑은 눈빛의 출렁임은 연어를 더 깊은 수렁으로 끌어들였다. 버선발로 마중 나온 알코올에 기대어 가파르게 치솟던 마지막 호흡이 툭 끊겼을 것이다. 고독한 시간과 손을 잡고 릴레이를 하던 시계가 멈추고, 10여일이 지나서 문을 따고 들어간 모천에는 인간의 것도 비늘의 것도 아닌, 자근자근 이빨로 눌러 삼키던 울음이 범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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