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지지도 4%대…정의당에도 밀려
광역단체장 후보 선정 감감 '안갯속'

한때 호남 제1당이었던 국민의당이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으로 분화한 이후 두 당의 호남 내 존재감이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정당지지도가 4%대를 밑돌아 2위 자리를 정의당에 내줬는가 하면, 지방선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아직까지 광역단체장 후보조차 윤곽을 잡지 못하고 있다.

뉴시스 광주전남본부와 무등일보, 사랑방뉴스룸이 공동으로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9~10일 광주 거주 19세 이상 남녀 2520명을 대상으로 정당지지도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한 결과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의 정당지지도는 각각 4.0%, 3.7%에 그쳤다.

더불어민주당의 정당지지도 74.6%와 비교하면 18배 이상 차이가 나는 수준이다. 4.2%를 차지한 정의당에도 밀려 호남 2당의 자리를 내줬다.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의 모태인 국민의당이 한때 호남 제1당의 자리를 지켰던 점에 비춰보면 급격한 추락이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호남 전체의석 28석 중 23석을 차지했으며 광주에서는 8석 모두를 석권했다. 이른바 '호남 내 여당'으로 불릴만했다.

국회의원 의석수로는 여전히 민주평화당이 호남 제1당이다. 광주 4석, 전남 5석으로, 국회의원이 9명에 달하지만 지지도는 4%대에 머물고 있다.

젊은층의 지지도를 보면 그 정도가 더욱 심각하다. 민주평화당은 60대 이상에서 6.9%, 50대에서 6.3%를 얻었지만 40대 2.8%, 30대 2.1%, 19~29세 1.5% 지지에 그쳤다.

이같은 실정은 광역단체장 후보 판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민주당은 광주시장과 전남지사 모두 경선대진표 윤곽이 짜여진 상태다. 광주시장 선거에는 무려 7명이 몰려 조기 과열양상까지 빚고 있다. 전남지사 선거도 4파전이 될 전망이다.

반면에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에서는 선거를 3개월 앞둔 현재 시점까지 출마의 뜻을 밝힌 후보가 단 한 명도 없다.

낮은 당선 가능성 때문에 지방선거에 선뜻 나설 현역 국회의원이 없다는 게 근본적인 이유다. 민주평화당으로서는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단 한 석이 아쉬운 상태이고, 바른미래당은 일찌감치 현역 불출마 방침을 굳힌 상태다.

바른미래당은 당 정체성에 맞는 외부인사를 영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구체화된 것은 없다.  
 
민주평화당은 지지율 변화나 정세변화의 흐름을 조금 더 지켜본 뒤 후보를 결정한다는 방침이지만 딱히 묘수가 없어 보인다. 일찌감치 전남도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박지원 의원이 출마할지 여부가 그나마 지켜볼 대목이다.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이 호남에서 바닥세를 면치 못하는 이유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높은 지지가 민주당 지지로 이어진 점도 있지만, 국민의당이 오랜 내분사태를 겪으면서 지역민들의 실망감이 컸던 점이 작용했다.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으로 분화된 이후에도 '호남의 민심을 대변하겠다'는 주장은 구호에만 그쳤지, 구체적인 비전이나 실행을 보여주지 못한 점도 지지율 추락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동헌 광주경실련 사무처장은 "지난 총선에서 호남의 유권자들이 국민의당을 선택해서 막중한 역할을 줬는데도 보여준 게 없다"며 "오랫동안 분당과 통합을 놓고 집안싸움만 해온 데 대한 지역민들의 실망감도 컸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광주지역 만 19세 이상 유권자 1만6344명과 전화통화가 연결돼 최종 2520명이 응답을 완료, 15.4%의 응답률을 나타냈다. 표본추출은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DB 및 유선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성, 연령, 지역별 인구비례 할당)했으며 무선 82%, 유선 18% 비율로 전화면접을 통해 실시됐다.

통계 보정은 2018년 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기준으로 성별과 연령, 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