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노금 나주시의원

촛불 혁명으로 문재인 정부가 탄생 된지도 어언 10여 개월이 다되어 갑니다. 영영 냉각되어 도무지 풀릴 것 같지 않던 북한과의 대화가 평창 올림픽을 통하여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음을 봅니다.

그리고 평창 올림픽을 통해서 다시금 확인했던 한국 여자선수들의 기대 이상의 우수한 실력은 많은 국민들을 행복하게 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올해의 봄 3월은 지난 그 어느 해 보다도 더욱 각별한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억압받아왔던 여성들의 외침인 “미투” 운동이 사회 전분야로 확산이 되고 있습니다. 대통령까지 적극 나서는 가운데 여야 정치권도 속속 동참하고 있는 등 감추어져 있던 여성들의 성에 대한 문제들이 불거져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그동안 우월적인 남성들의 지위에 일방적으로 당해오면서도 오히려 부도덕하게 보일까봐 숨도 못 쉬고 살아야 했던 억울한 여성들의 목소리가 일시에 폭발하는 그런 양상입니다. 함께하고 연대해서 일궈내는 여성들의 힘을 느낍니다.

강자인 남성이 약자인 여성을 힘이나 지위로 짓밟는 행위는 어떤 형태의 폭력이던지 간에 가해자의 신분과 지위가 어떠하든 엄벌에 처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른바 권력을 독점한 이들이 사회의 각 분야에서 저지른 횡포가 어디 여성에게 향한 성추행이나 성폭행뿐일까요?

지난해 <정도전과 나주>라는 책을 펴내면서 느끼고 배웠던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가진 자들의 횡포가 극에 달하면 결국 어떤 형태로든 하늘인 백성이 용서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왕씨 나라의 고려가 이씨 조선의 역사로 뒤집어지는 과정을 <정도전과 나주>를 집필하면서 절감했고 뒤이어 5월 9일 촛불혁명을 통해서 문재인 정부가 탄생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전율을 느꼈던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문재인 정부는 뚜벅뚜벅 하나하나 적폐를 청산해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 속도에 대해서는 어찌 보면 너무도 느린 것처럼 느껴져 답답하기조차 한 면도 없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 땅이 조금씩 사람 사는 세상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그를 뽑은 국민들은 기쁘게 기다려주는 것을 봅니다.

비례대표로서 4년여의 의원활동을 하면서 가장 마음을 쓴 부분이 있다면 교육과 역사 문화 예술과 소외계층인 약자와 서민대중 그리고 독거노인들의 삶이었고 다문화가정에 대한 부분들이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다문화가정의 몇몇 어린 여성들은 말도 통하지 않은 타국에서 성에 관한 부분에 있어서도 남편과 주종의 관계에 놓인 왜곡된 생활을 하는 이들도 있었고 엄연히 남편이 있음에도 남편의 친족들에게 성추행을 당하는 이들도 있어 안타까웠습니다.

의원이 되기 전에는 의원 신분이 무엇이든지 뚝딱 해결해주는 도깨비 방망이라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도무지 그들의 아픔에 신속하게 도움을 줄 수 없었을 때 느꼈던 절망감은 실로 컸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나의 몇 마디 위로와 조언에도 힘을 얻었고 이제는 성장하여 투쟁하면서 자신을 지켜내는 힘겨운 몸짓으로 조금씩 씩씩해져가고 있음을 봅니다.

이제 선거구 획정이 되었고 본격적인 6.13 지방선거의 막이 올랐습니다. 보다 많은 여성정치인들이 들어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광역이나 기초의원에도 여성비례대표만이 아닌 선출직 여성 정치인들이 늘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서도 보았듯이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스포츠계도 또 경찰직에도 검찰직에도 교직에도 이제 남녀의 비율이 점점 좁아지고 있건만 유난히 정치 분야는 여성들에게 인색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정치분야에 여성들이 많아야 이 사회는 좀더 따뜻해지고 밝아집니다. 한 가정을 추슬러 남편을 내조했던 그 간절한 마음과 자녀를 위해 헌신했던 그 뜨거운 모성과 강인함은 위대합니다. 여성의 헌신적인 보살핌 속에서만 온전해질수 있었던 남성들보다 훨씬 더 이웃과 지역사회를 위해 효과적인 봉사를 할 수 있는 이들이 여성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남성 위주의 정치 현장에서 이제 최소한 몇 명의 여성 정치인이라도 함께할 때 이 땅의 정치 현장은 더욱 맑고 깨끗해 질것이라고 믿습니다. 저 역시 4년간의 의정 활동 기간 동안 모든 역량이 부족은 했을지라도 최소한 잠시도 태만하거나 개인적인 이익을 탐해 본 적은 없었노라고 스스로에게 답할 수 있어 다행스럽습니다.

작은 힘이라도 의원으로써 이웃을 위한 곳에 나의 역량이 효과적으로 쓰여지기를 바랐던 의정활동이었습니다. 사회적으로 가장 약한 위치에 있는 분들의 권익을 위하고 또 그 분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일에 나의 신명을 바쳐 일하는 아름다운 여성정치인들이 많이 늘어나기를 고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