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노금 나주시의원

새해를 맞이하며 다짐했던 계획을 미처 시작하기도 전에 2월 인가 했더니 이제 입춘이란다.

화살같이 빠른 세월이라더니 요즘 들어서는 더욱 시간의 빠름을 절감한다. 진즉 2월이 시작되었고 입춘도 지나 다음 주면 민족 고유의 대 명절 설이다.

대개의 학부모들은 서울의 최소한의 여건만 허락이 된다면 모두 수도권 대학으로 자녀를 유학시키고 싶어 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아니 그 이전의 유치원 때부터 그 비싼 학원으로 또 과외비로 막대한 교육비를 지출 하는 것 역시 오직 자녀의 좋은 대학진학을 위해서 허리가 휘어져도 이 땅의 부모들 모두가 기꺼이 감내하는 일이다.

대학진학의 명암이 갈리고 취업 여부의 명암이 갈리는 해마다 이 맘 때면 자신이 원하는 대학이나 직장을 잡게 된 일부의 젊은이들을 제외한 이 땅의 젊은이들 모두의 고개가 더 깊이 떨구어지는 것을 본다. 이는 우리나라만 의 고유한 문화이기도 하지만 이는 참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망국적 문화이기에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오직 자녀의 행복을 위해서라는 부모들의 간절한 염원을 탓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렇게 하는 것만이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최선책일까에 대해서 나는 심히도 회의적이다. 그래서  자녀가 이 땅의 소시민으로나마 최소한의 걱정 없이 원하는 작은 직장이나마 잡을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일까?

그러나 요즘 그  일이 그리 수월한 일이던가?  취업을 위해 대학졸업을 늦추고 그러다가 졸업을 한 후로도 몇 년을 더 고시촌 쪽방 비용을 대느라 허리가 휘는 부모는 어찌하며  점점 더 움추러드는 이 땅의 젊은이들을 어찌 할까?

얼마전 잘 아는 분이 천 만 원만 빌려달라는 연락을 해왔다. 자녀 등록금을 준비하는 거라고 했다. 등록금은 그렇다 치고 4년간 아이 용돈과 원룸 값은 어찌하나싶어 수입원이라고는 엄마의 막일로 70만원에 못 미치는 그 집안의 형편을 조금은 아는 나는 조심스레 두 세 가지 다른 방법을 권유해 보았다. 역시나였다. 그래도 대학은 마치게 해주는 것이 부모도리 아니냐는 말에 진정으로 부모와 아이가 사는 방법은 대학 말고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고 말해 주었지만 그 분은 도리질이었다.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지금 대학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관계자의 말에 다르면 전국의 대학을 100개정도 줄이고 전문대 136곳을 포함해 340여 곳에 이르는 대학을 줄여야 한다고 한다. 우리 지역에서도 이미 여러 곳의 대학이 문을 닫았다. 대학 구조조정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인 상황에서 우리 부모들은 조금은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하는 젊은이는 싱그럽고 당당하다. 원하는 대학 진학을 못해 가족 모임 때도 방안에 틀어박혀 나오지를 않는다는 어느 댁의 딸아이를 설득해서 어엿한 사회인으로 세운 적이 있다. 4년이 다되어가는 지금은 새벽부터 밤늦도록 고시학원에 쳐박혀 언제일지 모르는 합격의 그날을 기다리는 친구들이 어엿한 어린이집 선생님으로 경제활동을 하면서 당당한 그 친구를 다 들 부러워한다고 들었다.

처음에는 다소 작은 듯 싶었던 봉급도 이젠 결코 작지 않게 느껴진단다. 1년만 고생해서 대학 다니는 친구들과 3년 후를 비교해 보아라던 나의 한마디를 속은 셈 치고 믿고 따라주던 부모와 아이 였다. 이제 전문대학 야간에 입학원서를 낸다고 했다. 아무렴.. 졸업하면 다시 4년제로 편입하라는 덕담을 해주었다.

우리 기성세대는 이제 부모세대의 가치관을 그대로 물려받은 젊은이들에게 지금은 일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대학은 너희들이 진정 공부의 필요성을 느낄 때 그때 네 힘으로 가도 조금도 늦지 않다고 다시 계도할 필요가 있다.

엊그제 2018년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혁신산단의 분양률은 그나마 순조로운 편인데 심각한 것이 그곳에 와서 일할 젊은이들이 없어 광주까지 가서 인력을 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보고받았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할 일 이 없어 아침부터 카페를 전전하는 젊은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다소 일이 힘들더라도 또 근무조건이 좀 열악하더라도 어릴 때부터 일을 익히면서 나이 30쯤 되다보면 그 분야에서 누구보다 숙련공이 되어 있을 것이고 어디를 가더라도 비슷한 직종에서는 모셔가려고 할 것이다.

집도 사고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그리고 그때 관련분야의 일들을 공부하는 그런 인생플랜은 어떤가? 아마도 산학협력으로 그곳에 대학분원이라도 생기지 않을까 싶다. 우리 부모들부터 다시 한 번 생각해 볼일이다. 무엇이 진정 내 새끼들의 행복을 위하는 길인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