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노금 나주시의원

올해 우리 나주시의 화두는 누가 뭐래도 전라도 정명 천년이라 할 것이다. 전라도 정명 천년의 역사에 담겨있는 정신과 문화를 현시점에서 어떻게 재정립할 것이며 더 나아가 얼마나 더 충실하게 전라도와 나주의 미래를 열어가는 빛나는 가치로 삼을 것인가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그런 다짐으로 새해 정수루에 올라 새천년의 소망을 담아 두둥~ 북을 두드리고 그 소망의 소리를 멀리 날려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북소리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한 여름 장마도 아닌 하루 이틀의 겨울비에 개장한지 채 몇 달도 안 된 친환경 농산물 종합물류센터 에서는 물난리가 나서 TV 화면을 장식하여 지역민을 우세시켰다.

그 다음날에는 행정의 미숙함으로 멀쩡한 시민을 사망으로 처리해 복지혜택이나 병원 진료 등에서 많은 불이익을 당하게 해 놓고도 신속하게 수습을 못해 피해를 당하게 하는 등의 일들로 당사자들을 분노케 하는 장면들이 여과 없이 방영 되어 정초부터 시민들의 탄식소리가 높았다.

AI 방역초소 근무로 전 공직자가 추위를 무릅쓰고 밤샘근무를 하는 상황에서 예전 같으면 시민들에게 많은 격려와 위문도 받았을 터이지만 공직자들을 질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날로 높아갈 수밖에 없었다.

느닷없이 눈앞에서 터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조차 우왕좌왕하는 현 상황에서 과연 지난 천년의 자리매김과 미래 천년의 청사진이 가능한 일일까 싶어 자꾸 고개가 갸웃거려 지더라는 것이 많은 시민들의 공통된 이야기였다.

하지만 어떤 몸부림이 있더라도 올 한해는 철저한 계획과 준비로 전라도 정명 1000년의 확실한 자리매김을 해야 한다는 것이 많은 시민들의 준엄한 목소리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세계 최강국 미국의 역사가 고작 200년이 조금 넘는 역사라고 한다면 1000년이라는 역사의 의미는 우리가 다시 한 번 그 유구한 역사의 무궁한 것들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천년 세월의 전라도는 과연 무엇이었으며 전라도라는 말이 생겨나기 이전 고려 건국초의 왕건과 나주 여인 장화왕후 그리고 그의 아들 고려 2대왕 혜종과 나주인들, 그리고 그로부터 몇 십 년 후 전라도라고 불리게 되었던 고려 현종 이후의 고려의 흥망성쇠를 더듬어 본다.

그리고 고려 말 부패했던 고려를 뒤엎고 백성이 하늘이다며 새로운 나라 조선 건국의 기초를 놓은 혁명가요 사상가인 정도전을 키워낸 나주와 나주사람들, 그리고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하루 전 거북선을 만드신 나대용장군과 의병장 김천일 등은 아직도 그 공적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수 백 년을 역사 속에 한 줄로 누워 계시게 한다는 사실이 후손으로서 죄스럽다.

이제는 다른 어떤 일에 우선해서라도 이처럼 고귀한 분들의 얼과 혼을 되살리고 재조명하지 않으면 안 될 때라고 생각한다. 역사와 문화가 함께 공존하는 나주의 근대사도 다시 한 번의 자리매김이 절실하다.

일제 강점기의 엄혹한 시대 광주 학생운동의 단초가 되었던 나주역 댕기머리 사건도 가슴 뛰는 이야기고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나라사랑과 자주독립에 대해 교육할 수 있는 충분한 자료가 되기에 부족함 없는 사실들이다.

별빛처럼 찬란하게 빛나는 시인 묵객들의 발자취며 백호 임제의 시 세계와 호연지기도 우리들이 배우고 받들어야 할 유산이다. 금남 최부 선생의 깊고도 드넓은 학문세계와 조선선비의 꼿꼿한 기개로 중국 대륙 팔천리를 눈썹 하나 까닥하지 않고 마흔 세 명의 목숨을 건져 와 표해록을 쓴 그의 드넓은 학자적 학식과 애민사상 굳센 절의, 밝은 예절, 높은 인격과 충과 효 사상은 후손된 우리가 반드시 그의 위상을 제대로 자리매김해야 할 부분인 것이다.

오히려 중국에서는 그의 학문이 더 잘 알려지고 표해록이라는 해양 문학서가 동방견문록이나 하멜표류기등 세계 3대 여행기로 꼽히는 작품 중 중국인들이 가장 으뜸으로 치면서 그를 존경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한 점에서도 나주 동강에서 나서 나주 읍성 안에서 자란 금남 최부 선생은 한중교류에 참으로 중요한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정례회 시정 질의 시 그동안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은 최 부 선생에 관한 무성의함에 대해 집행부의 주의를 촉구하며 강하게 질타했다. 그 결과 최부 선생의 기념관 건립을 위한 타당성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용역비로 5천 만 원의 예산을 확보할 수 있었으니 이에 대해 개인적으로도 거는 기대가 크다.

2018년 전라도 명명 천년의 해를 맞이하여 영광과 오욕의 역사에서 긍정적인 정신가치를 추려내고 나주관광 인프라와 흡인력을 높이는 실질적인 사업들이 차근차근 진행되기를 빌어본다.

마침 나주 영산강 일원에 전라도 천년 정원을 조성해 전라도 천년의 역사와 문화, 새로운 미래를 상징할 랜드마크로 삼는다는 구상에 들어갔다니 이를 반기며 거기에 미래 천년의 기상까지를 담아 후대에 까지 길이 빛날 문화유산을 만들어 주기를 주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