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진 산등성이의 노송 한 그루
쉼표 한 번 찍지 않고 툭툭 불거진 길이
손가락매듭에 들어앉아 보석반지의 입점을 거부한다
팔순 기념으로 손부가 해온 반지를
만지작거리다가 손수건 귀퉁이에 묶는다
하늘말나리꽃잎 같은 등허리는
표준 치수가 들어맞지 않아
엉덩이는 추켜 올라가고 앞섶은 무릎까지 치렁하다
바람이 온몸에 새겨놓은
보물지도에는 비밀기호가 숨어있다
오금 박힌 길마다 주저앉지 않고
무르팍 문지르며 벌떡 일어나던 옹이진 
시간이 스스로 발광發光하고 있다
저 못생긴 아름다움!
옹이진 시간마다 생의 느낌표 같은
비밀이 보석처럼 박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