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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규 시장이 새겨들어야 할 말, 필작어세(必作於易)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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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2호] 승인 2017.12.01  19: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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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시청 공무원들의 언행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시장 임기가 1년이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시사 하는바가 크다. 예전 같지가 않다. 예전에는 시장의 잔여임기와 관계없이 시장의 시정운영에 대한 불만이나 비선실세의 준동 등에 입을 다물고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자기보신에 연연했는데 그렇지가 않다.

특히 시장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는 지방정치인이나 언론인 등과의 만남을 일부러 회피하거나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는 경향이 (시청에서 우연히 만났을 때) 역력했는데 이제 그런 모습을 대부분의 공무원들로부터 찾아볼 수가 없다.

민선 1기 나인수 전 시장을 제외한 김대동, 신정훈, 임성훈 전 시장 때는 공무원들이 현 시장과의 친불친에 민감하게 대응해 시장과 불편하다고 인식되는 인사들과는 의도적으로 대면을 회피했다. 

특히 모 시장 재임시절에는 감사실장이 출근을 하면 제일먼저 하는 일이 시장과 독대, 전날 공무원 누가 자신들이 나름대로 작성한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사를 어디서 만났는가를 일일이 보고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돈 적도 있다.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느냐’는 속담을 상기해 볼 때, '소가 지나가다 웃을 일'로 지나칠 수만은 없는 일인 것 같다.

간혹 공무원들 중 시장과의 친불친과 관계없이 인간간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인사들과는 나주를 떠나 숨어서 만나는 일부 공무원들도 있기는 했다. 나도 여러 번의 경험이 있다. 국장으로 퇴직한 김대동 시장 시절의 최모씨 등 몇 명의 공무원들과 그런 만남을 종종 가졌다.

전임 임성훈 시장 때까지는 공무원들이 시장과 불편한 인사와의 교류는 신분상의 불이익과 직결된다는 직,간접 경험과 그에 따른 피해의식에 몸을 사렸는데 어찌된 일인지 지금은 공무원들이 주위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 터놓고 시장을 성토하고 비선실세를 노골적으로 ‘죽일 놈’ 취급을 한다. 여기에다 쓸 수 없는 원색적인 말들을 스스럼없이 내뱉는다.

공무원들의 갑작스런 변화에 의문이 들었다. 나주시청에 강 시장의 공약사업이라며 소통실도 생기고 하더니 스스럼없는 소통을 통한 민주화가 이루어졌나 하고 긴가민가했는데 그 의문은 얼마 지나지 않아 금세 풀렸다.

얼마 전 시청 공무원 몇 사람과 점심을 먹은 적이 있는데 단연 화제는 강인규 시장의 무능행정(승진인사와 업무처리 능력 등)과 비선실세의 과도한 시정개입에 대한 불만이었다. 시장이 너무 모르다보니 거의 모든 시정운영이 비선실세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것이 없어 자신들이 누구의 부하직원인지 헷갈릴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며 입에 거품들을 문다.

모 6급 팀장은 자기의 경험담을 늘어놓기도 했다. 얼마 전 승진인사가 있을 때 사무관 승진 대상인 자신에게 누구누구를 찾아보라는, 그것도 ‘맨입’은 안 된다는 조언 아닌 조언을 들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가 우대받는다는 것은 강 시장 취임 이후 먼 옛날의 이야기가 됐다며 과거의 빛바랜 추억 속의 사진으로만 남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주투데이에서 보도한 채용비리 의혹과 승진인사 금품수수의혹을 제기할 때마다 설마 그 정도까지야 했는데 자신이 그런 ‘조언’을 듣고 보니 “우리 조직이 정말 그렇구나”하는 자괴감에 순간 살이 떨렸다고 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강 시장이 직원들 생일날 아침 전화를 하는 것에도 불만을 토로했다. 처음에는 신선하게 받아들였는데 알고 보니 ‘염불보다 잿밥’이더라며 다분히 재선을 위한 의도된, 포장된 의례적인 인사에 불과하다는 것이 느껴져 축하전화를 받는 것이 이제는 불쾌하다고 했다. 거의 대부분의 동료들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칸막이가 된 식당이었지만 옆방의 말이 다 들리는 상황인데도 개의치 않고 목소리는 컸다.  되레 내가 그들이 걱정이 되어 슬슬 말하라고 했더니 걱정 말란다. “내년에 재선 가능성이 전혀 없는데 눈치 볼게 뭐 있느냐”고 했다. 이어 그들은 “신정훈을 제외한 김대동, 임성훈은 비록 재선에 실패했지만 당시로서는 재선에 의심을 품지 않았기에 공무원들이 몸을 사렸지만 강 시장은 재선이 안 될 것이 뻔한대 눈치 볼 것 있느냐”고 덧붙였다. 죽어가는 권력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강인규 시장의 재선 불가능을 확신하고 있었다. 의문이 풀린 순간이었다.

이들이 말이 나주시청 천여 공직자들을 대변할 수 없고 일부분일수도 있겠지만 여러 직원들을 만나 밥을 먹고 술을 마시면서 들은 얘기를 종합해보면 역대 어느 시장 때보다 적지 않은 수의 공무원들이 현직 시장으로부터 마음이 떠나 있었다. 공무원들로부터 강 시장의 무능한 시정운영과 비선실세의 지나친 시정간섭에 대한 불만이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느낌을 받았다. 강 시장 재선 가도에 켜진 빨간불이 심상치 않았다. 작은 균열이 공무원조직에서부터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큰일은 작은 곳에서 부터 시작 된다?. 세상에 어떤 일도 갑자기 일어나지 않는다. 큰 병이 일어나려면 반드시 몸에 수많은 조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봐도 확실히 큰일은 조그만 일이 몇 번이고 일어나야 발생하는 것 같다. 박근혜의 탄핵과 구속도 최순실이라는 비선실세의 국정개입이라는 몇 번의 조짐이 있었고, 정치권과 언론의 경고가 있었다.

「도덕경」에는 어떤 큰일이든 반드시 조그만 것에서 시작된다고 전하고 있다. 노자의 「도덕경」 63장에 ‘천하난사필작어이(天下難事必作於易), 천하대사필작어세(天下大事,必作於細)란 글귀가 있다. 이 글은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일에서 시작되고 천하의 큰일은 반드시 미세한 것에서 터진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디테일한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심장한 보감 이야기는 한비자(韓非子)에도 나온다. “천 길이나 되는 제방도 개미나 땅강아지의 작은 구멍으로 인해 무너지고 백 척 높이의 고대광실도 아궁이 틈에서 나온 작은 불씨로 인해 타버린다.”고 했다. 즉 세상의 모든 일은 작은 불씨로부터 시작되기 마련이다. 지방정치나 개인의 인생사나 기업의 성패 여부도 마찬가지다. 결국 모든 위기는 ‘사소한 것 때문에 일어난다’는 이야기다.

나주시 공직자들이 강인규 시장을 떠나고 있는 문제 발단의 가장 근본적인 것은 개인적인 친분관계로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는 사소한 문제에서 시작했다. 즉 비선실세의 준동 때문이다. 많은 수의 공무원들이 왜 강인규 시장 재선불가를 확신하고 죽어가는 권력으로 치부하고 있는지 강 시장은 빨리 깨달아야 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르다는 말이 있다. 강 시장, ‘필작어세(必作於易)’라는 말 되새기길 바라며 박근혜를 반면교사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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