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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란은 살아있다
전숙  |  ss82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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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2호] 승인 2017.12.01  18:5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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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의 풍란 한 촉
땅 위의 인연을 버리기로 작정한 듯
껍질뿐인 뿌리로 허공을 향해 한 걸을 내딛고 있다
한때 거울 보며 활짝 피어났을 귀걸이도
버겁다는 듯 귓불이 늘어져있다
두 눈 질끈 감고
수행하시는 풍란에게 여쭌다

“귀걸이가 귀찮지 않으세요?
 빼드릴까요?“

꾹 다문 입술이 열린다
뼛속까지 비워내며 깨달은 말씀 놓칠 새라
귀를 바짝 붙인다
온몸의 진기를 끌어 바람 한 줄기 새어나온다

“안 귀찮아”

오금저리는 하늘계단을 건너는 저 용기
명주실 같은 지존이 버티고 있다
풍란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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