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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학생독립운동 기념행사와 위안부 소녀의 노래
김노금  |  kng01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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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9호] 승인 2017.11.12  14: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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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노금 나주시의원
회의다 연수다 하여 2, 3일만 의회를 비워도 청첩장을 비롯한 각 계 각층에서 보내온 안내장이나 꼭 참석해야 한다는 압력으로 다가오는 초청장들이 수도 없이 쌓인다. 허리를 삐끗하여 일주일 내내 사무실을 못가고보니 10월 마지막 주부터 11월 초까지의 행사 안내 초청장 등이 그야말로 한 가득이었다.

비위치레를 못해 원래도 여기저기 행사에 얼굴을 내미는 성격이 못되기도 하지만 도저히 허리 통증 때문에 한걸음도 옮길 형편이 못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진즉부터 꼭 가마고 약속해온 몇 군데의 행사와 회의 그리고 나름의 원칙에 따라 꼭 가야만 하는 곳들이 만만치 않았다.

그중에 지난 11월 4일 나주학생 독립운동기념관 광장에서 열리는 행사는 단 한 표도 얻어올 수 없는 행사였음에도 죽어도 가야되는 행사였다. 식이 시작되기 전 시낭송 모임인 비단송 회원 자격으로 일본군 종군위안부 피해자님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시낭송의 해설을 맡아 진행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 발자국만 발과 허리를 제대로 맞추지 못해도 눈앞에서 퍼런 불꽃이 번쩍일 정도로 상태가 안 좋은 상황이었다. 결국은 참가 회원 모두가 오르는 무대에 오르지도 못하고 무대 밑 의자에 앉아 해설을 하는데도 복받쳐 오르는 감동과 격한 아픔이 휘몰아쳐와 음성 조절하느라 애를 썼던 기억이 새롭다.

100여명? 아니 이토록 청명한 토요일 5~60명만 참석해도 감사한 일이지...., 라고 생각 했는데 아주 훨씬 많은 청소년들이 참여해 주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었던 것이다. 그래, 단 한 소절 단 한 줄만이라도 일제의 총칼에 꽃다운 소녀들이 짓밟히고 스러져간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는 있겠지 싶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많은 학생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던 것이다.

학생 독립운동의 날을 맞이하며 나주 학생 독립운동 기념관에서 이런 행사를 기획하고 기념했다는 것, 그리고 어떤 지혜와 묘수를 동원했는지는 몰라도 얼추 3~400명이 훨씬 더 되어 보이는 청소년을 이런 광장에 모일 수 있게 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감동이 아닐 수 없었다.

그 모질고 엄혹했던 일제 강점기 때  내가 발을 딛고 사는 이곳 나주가 민족 항쟁의 진원지였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된 이상 이제 저들 중 고등 청소년들은 조금은 새롭게 나주를 인식할 것이다. 또 머리가 더 커질수록 내 고향 나주에 대한 자부심과 경외심은 더욱 더 커 질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식민지 시절이었지만 광주여고보에 다니던 이광춘, 박기옥 조선 여학생을 희롱하는 일본학생을 꾸짖을 수 있는 기개와 의협심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그럼에도 그들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조선인인 주제에”라는 모욕적인 언사를 퍼부었다.

격분한 박준채가 일본인 학생을 구타한 것과 사건 진상을 파악하는 일본인 교사들의 편파적 행태, 그리고 이어진 1929년 11월 3일의 명치절 기념식에서 기미가요(일본국가)를 부를 때 침묵으로 저항하던 광주고보생들, 그 의기의 학생들은 결국 신사참배도 거부하고 시내로 뛰쳐나와 곳곳에서 충돌했다. 이 시위가 도화선이 되어 전국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켜 1930년 3월까지 전 조선으로 또 해외로 까지 번져 나간 것이다.

이런 역사적인 날을 기념하여 그 의미를 되살려준 주최 측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청소년들이 마냥 밝고 즐겁고 건강하게 자라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영어도 수학도 잘해야 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그리고 우리의 역사를 깊이 알아 내가 누구인지 어떤 역사의식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한번쯤은 진지한 생각을 해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내가 선 이 자리가 어떤 자리이고 나는 과연 내가 살고 있는 지역과 조국을 위해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이뤄가야 할까를 생각하는 것은 머리를 싸매고 야간 자율학습에 학원 돌기식의 주입식 교육보다 훨씬 폭넓고 유연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나중에 들으니 그 수많은 학생들이 그곳에 모이기 전에는 시내 가두 행진을 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내내 가슴이 뛰었다. 내년에는 학생들만이 아닌 시민단체와 부모님 그리고 뜻있는 많은 이들이 동참한다면 얼마나 그 의미가 더할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본에 이은 한국과 중국 방문이 이어졌다. 일본의 아베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였겠지만 도에 지나친 접대로 그를 지켜본 세계인들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위안부 합의엔 달랑 10억 엔을 내민 그들이었다.

트럼프의 딸 아방카에게는 조건 없이 57억 엔이라는 기금을 선물한 일과 트럼프 코밑에서의 도에 지나친 접대와 골프장벙커에서 발라당 넘어진 사건은 이번 일본 방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었다. 그에 반대로 트럼프의 이번 방한에 우리는 독도새우와 위안부할머니 초청으로 점잖게 우리가 할 수 있는 많은 이야기를 가장 함축성 있게 만천하에 보여주었다.

우리 국회를 방문한 트럼프의 연설은 그가 해왔던 연설 중 가장 격조 있고 아름다운 연설이라 했다. 우리 어린 청소년부터 모든 국민들의 추상같은 역사의식이 살아있는 한 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우리는 대한민국 나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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