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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또 남평역에서
김노금  |  kng01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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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5호] 승인 2017.09.26  23:3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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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노금 나주시의원
여러 행사들이 겹쳐서 쉴 틈 없이 바빴던 201회 9월 임시회도 끝이 났다. 이번 임시에는 추경예산 승인과 각종 조례안을 통과 시키는 일들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었다.

개인적으로는 동료의원들의 도움과 협조로 대표 발의한 2건의 조례안을 통과시켜서 그동안 늘 좋은 조례안에 목말랐던 부분들이 다소 해소 되는 듯싶다. 회기 내내 씨름했던 자료집들을 정리하면서 우리가 통과시킨 예산들이 적재적소에 쓰여 나주 지역경제를 살리고 우리 나주시민 모두에게 박수 받는 꼭 필요한 예산들이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모처럼 11월 정례회를 앞두고 최근에 시행 발표된 전국의 좋은 조례안들을 따로 뽑아 우리시에 접목할 수 있는 조례제정을 위해 전문위원께 협조를 구했다. 늘 허둥지둥 회기를 놓치곤 했는데 이제야 차분히 준비를 한 것이다. 왜 진즉 이렇게 미리미리 준비하지 못했을까 싶다.

‘철들자 이별’이라더니만 사람이 민첩하지 못해서인지 이제야 의회의 돌아가는 일 년 일정과 미리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스케줄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는 것이다. 늘 가을이면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마음이 헛헛했는데 그나마 이번 가을은 이런 저런 일들이 작은 결실을 맺어 가고 있어 스스로에게도 작으나마 칭찬과 응원 비슷한 것을 해주고 싶은 그런 심정이다.

 이번 의회 회기 일정은 전라도 정명 천년을 앞두고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던 <정도전과 나주> 라는 책자의 마지막 교정 작업까지가 갑자기 겹쳐졌던 기간이었다. 이것은 순전히 인쇄소의 일정에 기인하기도 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 또 참석해야 할 행사들은 왜 그리 많았는지 모른다.

눈알이 쓰라려 며칠을 눈이 벌게진 상태로 늦은 밤의 조문과 회의나 행사장까지 다녀야 해서 더욱 힘이 들었다. 회기도 끝나고 책의 마지막 교정 작업까지도 마치고 보니 이제야 9월이 저만치 가고 있음을 느낀다.

 모두가 여행을 꿈꾸는 계절이다. 나 또한 이제는 가을 더 깊어지기 전 나 스스로에게 작은 위로와 격려의 마음을 보내지 않으면 안 될 때가 된 것 같다. 그런 작은 배려나마 없다면 계절에 유난히 민감한 나의 감성은 이미 반란을 준비하고 있을 것임이 분명하다.

남들처럼 해외여행이나 제주도 여행까지는 못가더라도 나 스스로에게 햇살 따스한 날의 가을 여행을 제안해 본다. 제일 하고 싶은 게 뭐냐면 거의 모두 여행을 말한다. 나 역시 그러하다. 복잡한 일상을 떠난 일탈, 누가 뭐래도 혼자만의 여행이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내가 안다.

지긋지긋한 운전대를 놓아버리고 느릿느릿 덜커덩 거리는 완행열차에 몸을 싣고 벌교이든 순천이던 간에 돌아오는 시간에 맞추어 홀로 떠나는 여행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뛰어봤자 부처님 손바닥 안이라 했던가? 일탈을 꿈꾸었던 중년의 여인에겐 그래봤자 오후 한나절의 아주 짧은 구간의 여행인 것이다. 아주 조금의 시간이 허락이 될 때 일 년에 두 세 번씩 다녀오곤 했던 그 여행을 생각하니 벌서부터 가슴이 설렌다.

작년 이 맘 때도 설레는 맘으로 능주역에서 벌교까지 이 구간을 다녀왔었다. 때로는 효천역에서 어떤 때는 화순역에서 광주 다녀오다 문득 시간이 맞으면 다녀오곤 했던 여행길이었다. 오후 1시쯤부터 7시까지 돌아오는 여행이었다. 그 짧은 혼자만의 여행에서 헝클어지고 너덜거렸던 나는 거짓말처럼 기력을 되찾아 많이 가지런해져서 씩씩하고 똘망똘망해져 오곤 했다.

 그 허름한 벌교의 보성여관에 들러 오래 된 것에 대한 소중함을 배우고 위대한 문학인 조정래 선생님의 태백산맥의 육필 원고지를 보면서 나는 자주자주 한 뼘씩 더 큰 꿈을 꾸곤 했다.

또 그곳에 놓여 있는 오르간에 맞추어 나주가 낳은 위대한 음악가 안성현 선생님의 <부용산>과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라는 노래를 부르노라면 왜 그리 가슴이 더워졌는지... “그래, 김노금 감성 아직 싸라있네” 하면서 나를 토닥여 주면 내 영혼은 늘 기뻐했던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전형적인 일제 때의 목조건물 다다미방이라 경제논리로 들이댔다면 60년대 새마을 노래가 한창일 때 없어져야 했던 여관이다. 그러나 그곳이 소설 속 태맥산맥의 주 무대가 되었고 그것을 귀히 여긴 벌교사람들의 문화유산에 대한 안목이 오늘날 그 허물어져 내리는 보성여관을 살린 것이다.

문화재청과 문화유산 국민신탁, 그리고 보성 군청이 오롯이 살려내어 어엿한 숙박업과 체험현장의 교실로 그리고 각종 문화 행사의 장으로 사용하고 거기에 카페이 용도로까지 사용하여 숙박료 따로 입장료 따로 찻값 따로의 경제적 이윤까지를 창출하고 있으니 문화를, 그리고 역사를 논하는 공무원들은 부디 꼭 한번 가보시라. 그리하면 조금은 머릿속이 정리가 될 것이기에 권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일 년 열두 달 단아한 한복으로 보성여관의 내방객들을 맞고 있는 아름다운 사람, 그곳의 매니저 김성춘 선생을 만나게 되면 문화를 사랑하는 단 한사람의 힘이 얼마나 큰 결과를 가져오는 것인지를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하룻밤을 묶어올까? 다다미방을 베고 누워 문학과의 하룻밤 동침을 꿈꿀 그곳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속에 일렁거리는 무엇인가가 있다.

보성여관 가는 길, 그러나 나는 아마도 전국에서 가장 아름답다 면서도 기차가 오지 않는 그곳 남평역을 결코 포기하지 못할 것 같다. 어쩌면 흉물로 방치되어 녹슨 철조망으로 칭칭 동여맨 남평역 여기저기를 안타까운 손길로 어루만지며 기웃거릴 것 같다. 남평역 그 곳이 과연 근대문화 유산중 보존필요성이 높은 등록문화재라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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