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창 전 고구려대학교수

사회적경제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데는 자본주의 병폐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고전경제학의 창시자라고 하는 애덤 스미스(Adam Smith, 1723.6.5 ~ 1790.7.17)는 시장의 가격결정은 누구의 간섭에 의해서 조정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뜻에서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s)을 역설하였다. 즉 나주의 배 가격이 올해같이 배가 풍년이 들어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 시장에서 배 가격은 폭락하고 배의 생산자의 이윤은 폭락한다.

배의 생산으로 손해를 당하게 되면 배의 생산자들은 배 농사를 포기함에 따라서 시장에서 배의 공급이 감소한다. 배의 공급의 감소함에 따라서 시장에서 배의 가격은 상승하고 이익이 증가함에 따라 배의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점차 정상적인 가격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시장의 가격은 농사를 짓는 생산자와 이를 사먹는 소비자사이에 수요와 공급에 따라서 자동적으로 조절된다는 것이였다.

고전경제학에 기초한 자본주의는 30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노늘 날 자본주의를 바라보는 세계인들은 자본주의 종언을 말하고 있다. 프랑스 폭동, 미국월가를 점령하라고 봇물처럼 일어나서 빈부격차를 해소하라고 외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촛불의 도화선은 최순실이였다고 말하고 있지만 내면을 살펴보면 지난 60여년동안  자본주의의 병폐가 쌓이고 쌓여서 낙담한 국민들이 분노를 표출한 것이다.

소득의 불평등이 오이시디(OECD)국가 중 가장 심한 나라, 저소득층의 임금은 갈수록 감소하여 오이시디(OECD)국가 중 4번째로 격차가 심하고, 이번 달 청년실업율 9.4%, 비정규직의 정규직전환율은 20%로 오이시디(OECD)국가 중 가장 낮고, 부의 불평등은 최상위계층 1%가 33.9%의 재산을 차지하는 자본주의의 병폐전시관이다.

자본주의의 병폐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1970년대 서구 유럽에서는 사회적경제라는 새로운 경제모형을 도입하게 되었다.(이 또한 약자를 달래려는 가진자들의 술수인지 모르겠으나) 지난 40년동안 사회적경제라는 일단의 실험은 자본주의의 병폐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으로 법을 만들어 정부정책으로 제도화하였다. 우리나라도 2007년에 사회적기업육성법을 만들고, 2012년에 협동조합기본법을 제정하였다. 지난 10여년동안 사회적경제는 양적인 성장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지속가능한 질적성장에는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사회적경제를 위한 법과 제도 그리고 정책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회적협동조합은 이탈리아에서 주민들의 협동조합운동을 펼치면서 공동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형태의 제도이다. 공익적 영역으로 노인 돌봄이, 노인 장애인, 아동그룹홈, 지적 장애아동에 대한 교육, 문화재 돌봄이사업, 문화바우처사업, 도시재생 등 각종 사회서비스 제공과 취약계층을 노동시장에 편입시키는 것들로 공공기관의 위탁율이 필수적인 것이다.

자본주의의 병폐가 심화되면 심화 될수록 사회적경제는 빠르게 진화할 것이다. 한면에서는 자본주의에서 자생력을 잃은 사람들을 구제하면서 다른 한 면에서는 이들을 보살피고 지켜야하는 노동력을 제공함으로써 일자리를 만들어 새로운 활력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경제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이름과 제도를 어떻게 하든 이를 사적영역에서 공적영역으로 흡수해야 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우리나라가 아직까지 사회적경제가 질적 성장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가의 정책 잘못에서 파생된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의지보다는 책임 떠넘기기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산업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뒤처지고 있는 문제들은 정부가 책임져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새로운 분야에서 사회적경제가 가장 먼저 도입되어야 하는 곳이 농업이다. 농업의 생산문제, 팔로문제, 그리고 가공문제 등을 사회적경제로 풀어야 한다.

두 번째, 중소기업이다. 이 또한 농업과 마찬가지로  공정한 경쟁의 위치를 상실하고 대기업에 종속되어 있다. 중소기업의 성공이야말로 국가발전의 근간으로 국가의 개입 없이는 존속이 불가능한 위치에 와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나서서 그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판매와 유통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여야한다.

마지막으로 청년사회적협동조합을 기대한다. 청년의 실업은 더 이상 사적일자리로 풀기에는 한계에 와 있다. 청년의 끼만을 단순히 인정하는 청년창업을 유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자본주의 300여년 병폐를 해결하는 최소한의 대안이 사회적경제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활성화 시켜야한다. 책임회피식 사적영역으로 남겨둬서는 안된다. 자본주의의 발전을 위해서도 사회적경제의 도입은 필수적이다. 우리의 전통적인 상부상조의 정신을 사회적경제에서 되살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