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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 난 나주를 고치기 위한 제안, ‘나주권력의 사유화’를 혁파하자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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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9호] 승인 2017.08.05  22: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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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웅 국장
K씨는 일찍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여 나주시청에서 청춘의 대부분을 보냈다. 불혹을 넘긴 한참 후 6급이 되었고 팀장으로 일한지도 10년이 훌쩍 지났다. 최근까지 퇴근과 주말을 포기한 고단한 삶을 알아주는 이가 없어도 공복(公僕)으로서 자긍심 하나로 살아왔다.

승진이 임용 동기들보다 언제나 늦기는 했지만 6급 진급까지 권력(시장이나 비선실세)에 줄을 대지 않았고 나름의 능력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자부했다. 승진이 동기들보다 밀릴 때도 자신의 무능으로 돌렸고 더욱 열심히 일 해야겠다고 자신을 다잡아 가며 불평불만 하지 않았다. 주위에서는 K의 능력에 비해 승진이 더디니까 안타까웠던지 누구누구를 찾아가라는 귀 띰도 해줬지만 공복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 찾아가지 않았다. 그것도 ‘맨입’으로는 안 된다는 ‘조언’에는 역겨움마저 느꼈다.

K씨는 시장을 찾아가 자신이 왜 승진을 해야 하는지 나름의 정당성을 피력할 수는 있지만 ‘궐밖정승’라 불리는 비선실세를 찾는다는 것은 공직자로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근무연수 등 이것저것 따지면서 기대를 했는데 사무관승진에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후배에게 밀렸다. 나주시청 모 공직자의 일이다. 승진을 위해서는 ‘사유화된 권력’인 비선실세를 찾아 읍소와 함께 플러스알파가 있어야 한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것이 민선 6기 강인규 시장 체제 일부 공직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나주시에서 ‘사유화된 권력’의 힘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일예다. 나주시에서 지난 3년간 시장과의 사적인연으로 권력을 사유화한 비선실세가 인사, 공사, 용역, 채용(청원경찰, 미화원) 등 이권에 개입한 흔적과 의혹은 유령이 되어 여러 곳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본질은 선출된 국가권력인 대통령이 공적 절차 없이 사적 인연으로 그 권력을 사적 개인들에게 위임한 것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드러나듯, 국가권력을 장악한 사적 행위자의 권력연합과 인사개입은 공무원(公務員)을 사무원(私務員)으로 기능하게 했다. 사적권력의 전횡은 국가권력에 대한 민주주의적 포장마저 걷어냈다. 나주도 마찬가지다.

통치철학이든 권력철학이든, 철학이 없는 권력자 앞에는 반드시 ‘권력의 사유화’란 이름의 괴물이 태어난다. 조나단 스위프트가 <걸리버 여행기>에서 인간의 야만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야후’ 같은 괴물 말이다. “야후는 대자연이 만든 짐승들 가운데 가장 시끄럽고, 가장 기형적이고, 가장 길들이기 어렵고, 가장 나쁜 짓을 많이 하고, 가장 악랄하다. 그들은 암소의 젖꼭지를 몰래 빨아 먹고, 귀리밭과 풀밭을 짓밟아 버리고, 기타 수천 가지의 악행을 저지른다.” 야후에 대한 조나단 스위프트의 정의다.

민주국가에서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민은 권력을 직접 행사할 수 없기에 선거를 통해 대통령, 국회의원 등을 뽑고 그들에게 권력을 위임한다. 그냥 위임하는 건 아니고 법을 통해 위임한다. 대통령은 법에 근거해 권력을 행사한다. 이것이 법치주의다. 그래서 권력은 공공재(public goods)다. 그런데 박근혜는 권력을 사유물(private goods)로 생각했다. 법치를 지키지 않았다. 그 결과 대통령직에서 파면됐고 구속됐다.

나주시장도 마찬가지다. 지역민들이 지역권력을 직접 행사할 수 없기에 선거를 통해 시장을 뽑고 그에게 권력을 위임했다. 그냥 위임한 게 아니고 선거라는 법률행위를 통해 위임했다. 시장 역시 법에 근거해 권력을 행사해야 한다. 그런데 강 시장도 권력을 사유물로 생각했다. 나주시민이 위임한 시장의 권력을 공적 절차 없이 사적인연으로 권력을 사적 개인에게 위임한 정황이 여기저기서 포착된다. 권력을 사유화한 ‘나주판 야후’의 탄생이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장이 근본도 모르는 비선실세와 시정운영을 함께하고 있다는 것은 시중의 공공연한 비밀이 된지 오래다. 나주시민은 비선실세보다 그 비선실세의 꼭두각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시장의 실상에 분노하고 있다. 모 인사가 시장실을 찾아 강 시장과 공적업무를 논하는데 공직자가 아닌 비선실세 모인과 얘기하라고 했다는 말은 세간에 회자된 지 오래다. 또한 공복이라고 불리는 공무원들 다수가 비선실세의 심부름꾼, 거간꾼 역할을 하면서 시정농단에 입을 다문 그 비겁함과 그 무능함에도 절망하고 있다.

나주시에서 권력의 사유화가 빚은 예를 최순실 국정농단과 비교한 문서가 지난해 떠돈 적이 있다. ‘최순실 사건과 나주시 비선측근 정치와 닮은 꼴 비교’라는 문서다. ‘박근혜와 최순실 국정논단’과 ‘강인규와 궐밖정승의 닮은 점’ 수십 가지를 적시했는데 그럴 듯 했다.

그 중에서 몇 가지를 소개해보면 ▲박근혜는 최순실의 아바타-강인규는 궐밖정승의 아바타 ▲최순실 국정농단-궐밖정승의 과도한 시정농단 ▲박근혜의 무식하고 자기 판단 능력결여, 최순실에 전적으로 의존-강인규 시장 무식하고 자기 판단 능력결여, 궐밖정승에게 전적으로 의존 ▲막후 실세로 각종국정농단, 이권 및 인사 개입 등-비선실세 시정개입, 각종 이권 및 인사개입 ▲청와대 참모 보고서 제출하면 최순실에 전달해 의견 청취-강인규 시장 왈, 나는 잘 모른다. XXX(비선실세)에게 물어봐라 등이다.

이 외에도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비선실세의 시정농단 등의 닮은 점을 너무 많이 적시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고인이 된 강 시장 부인과 겹치는 사안이어서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더 이상 언급을 않겠다. 이 문서를 보면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비선실세의 시정농단이 닮아도 너무 닮았다. 

모든 권력은 어떠한 경우건 견제되어야 하고 균형을 이루어야 하며 오로지 시민을 위해서만 작동되어야만 한다. 권력의 사유화야말로 이 시대 최고의 위협이다. 위의 내용이 전부 맞다고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나주시에서 지금까지 벌어지고 있는 권력의 사유화로 인한 폐해는 이제 공공연한 비밀이 된지 오래다.

강인규 시장은 ‘나주권력의 사유화’라는 괴물을 자의건 타의건 탄생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역설적이지만, 비선실세의 시정농단에서 확인 할 수 있는 권력 사유화의 참담한 결과는 내년 시장선거의 한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 고장 난 나주를 고쳐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나주권력의 사유화가 우리 지역사회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버린 이 때, 맹자를 소환한다. “사람이 반드시 자신을 업신여긴 후에야 남들도 그를 업신여기며, 집안도 반드시 스스로 허문 뒤에야 남들이 허물며, 나라도 반드시 스스로 쳐부순 뒤에야 남들이 쳐부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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