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나주공장 부지 운운, 경솔했다는 지적
지역 정치권과 조율된바 없는 ‘한탕주의’

▲ 김재식 국장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때 놈이 번다’는 속담이 있다. 조금 있게 보이게 말한다면 契酒生面(계주생면)이라고 말하는 데, 계주생면이란 모임(契)의 술로 생색내는 염치없음을 일컫는 대표적인 말이다. 참고로 남의 불에 ‘게’ 구어 먹자는 수작, 그리고 喪酒生面(상주생면), 상가 집에서 내 술 한잔 하라는 ‘놈’과 성질이 같다. 나주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는 한전공과대학 설립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관련 공약은 지난 대선 당시 전남 공약을 총괄한 민주당 신정훈 나주·화순 지역위원장이 입안하여 이낙연 전남도지사의 손을 빌렸다는 점에서 온전히 신정훈 위원장의 獨創(독창)이라고 할 수 있는데, 독창된 공약의 전제는 혁신도시가 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오늘의 한전공과대학 설립이라는 거대한 지역발전의 역사적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쾌거라 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자신의 공으로 삼겠다는 욕심이 도가 넘치는 대표적 사례가 강인규 시장 구상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봉황 호혜원 부지에 한전공과대학을 설립해 달라는 주장에 이어 LG나주공장으로 공과대학이 들어와 원도심 활성화 기여를 주장했다.

언 듯 보기엔 나주시장으로서 발 빠른 대응책으로 시민들은 착각 할 수 있지만 나주시립공대가 아닌 한전공대라는 점에서 관련 주장은 아마추어 수준도 아닌 稚氣(치기) 아니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는 반론이 쏟아진다.

직접 한전공대 공약을 입안한 신 위원장은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라는 최초의 명명에서 알 수 있듯이 광주·전남은 본디 한 뿌리인데 상생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생각하자면 한전공대 입지를 두고 아전인수식의 접근은 지역이기주의에 갇혀 큰 줄거리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에 방점을 둔다. 즉 본류가 아닌 지엽적 문제라 할 수 있는 입지를 두고 나주와 광주가 맞서봤자 나주가 별무 이익이 없다는 이야기다.

지금은 한전공대 설립 당위성을 널리 알리고 에너지밸리 조성사업이 가속이 아니라 과속페달을 밟을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혁신도시, 그리고 한전의 에너지 밸리 사업을 세계적으로 성공시킬 키워드로 등장한 한전공대 설립은 혁신도시를 벗어날 수 없는 天佑(천우)의 운명을 보듬고 태어났다는 의미를 두고 있다. 강 시장은 호기롭게 LG나주공장을 한전공대 부지로 들고 나왔는데, 해독이 전혀 불가능한, 심각한 회로 고장이 아닌가 한다.

LG그룹은 대한민국 재계순위 4위로서 연매출 100조원이 넘는, 나주시장이 오라고 해서 오고 가라고 해서 가는 구멍가게가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누나라 불렀다는, 강 시장은 절친 인맥이라며 큰 소리로 당당하게 자랑했던 친박 골수 윤상현 의원이 박근혜의 죽은 권력을 부활시켜 등에 업었다 해도 불가능하게 되어있다.

가뜩이나 LG나주공장이 지역의 여러 여건으로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마당에 뜬금없이, 아무대책 없이 LG를 끄집어들인 것은 시민을 기망해서라도 1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한 표라도 더 얻겠다는 실현 불가능한 꼼수다, 여기서 끼리끼리의 부화뇌동도 염두에 두엇을 법도 하다.

벌써 시청 앞에 지지 펼침막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다시 염불엔 등신, 잿밥에 귀신이라는 칭송도 들린다. 문제는 중앙에서 강력하게 효과적으로 힘을 쓸 수 있는 지역의 정치인들과 전혀 조율이나 협의가 없었다는 점이다.

국민의당 손금주 의원은 “에너지 신산업 육성 및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기관의 설립을 한전의 사업 범위에 추가해 나주혁신도시에 고교와 한전공대 설립이 가능하도록 법률적으로 뒷받침 하겠다”며 한전공대설립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한국전력공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신정훈 위원장도 한전공대 공약의 혁신도시 실행을 목표 '나주혁신도시 현황과 발전방안'의 주제 발표에서 "성공적인 에너지밸리 조성을 위해서는 세계 최고의 에너지 분야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한 한전공대 설립과 에너지밸리 추진기구 설치가 시급하다"는 주장도 손 의원과 그 맥이 같다.

이런 대세에서 생뚱맞게도 강 시장은 독불장군처럼 특정지역을 지목하며 독립만세를 외치고 있다. 강 시장은 독립만세보담 진정성 있는 지역발전을 위해서 협의체를 구성하여 단일대오를 갖추어야 한다.

한전공대 입지가 강인규의 독립만세로 될 일이겠는가? 장이 시끄러울수록 도둑놈들에겐 좋다지만 분란을 야기 시키지 말아야한다. 가만히 있으면 ‘중’이라도 간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