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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당 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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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3호] 승인 2017.06.18  20: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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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웅 국장
'당구풍월(堂狗風月)', '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堂狗三年吠風月)'는 속담에서 나온 말이다. '무엇이든 오래 듣고 보다 보면 저절로 깨우친다'는 뜻이다. 개처럼 지능이 낮은 인간도 무엇을 배우는 사람들 옆에 오래도록 있으면 많은 것을 듣고 보다가 보면 다만 무엇이라도 배우는 것이 있고 발전을 하는 것이 있게 마련이라는 말을 의미다.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서당이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열렸다면 서당 개가 대략 만 시간을 뜻도 모르는 글소리를 들었고, 자기도 모르게 글을 알게 되고, 풍월을 읊게 될 정도라는 애기일 것이다. 즉 아무리 바보라도 삼 년을 한 결 같이 한 가지 일에 정진하면 어느 정도는 그 일에 대해 숙지(熟知)한다는 뜻이 아닐까 한다.

이런 속담에도 불구하고 강인규 나주 시장은 3년이나 시정을 운영했지만 당구풍월은커녕 어느 것 하나 깨우치지도 못했다. 되레 범벅이 됐다. 3년 전보다 더 못했으면 못했지 나아진 게 없다. 처음에는 잘해보겠다는 나름의 순수열정이 있었겠지만 그 열정은 시간이 흐르면서 탐욕과 권력욕으로 변모해 악취가 진동한다. 선거 때 무식하다고 소문은 났지만 그래도 시장이 됐는데 잘하겠지 했던 지역민들의 실낱같은 기대는 사라진지 오래다. 모르면, 몸 바쳐 마음 바쳐 열심히 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줘야 하는데 하는 짓이 ‘염불보다 잿밥’이다.

취임 초부터 하는 일이라고는 꽃 달고 행사장에 나타나 축사하고 내빈들과 악수하고 다니는 것으로 시장으로서 하루일과를 보냈다. 과분한 자리에 앉다보니 주체를 못하고 시장이라는 옷이 무거워 질질 끌고 다니는 형국이다. 왜 본인이 시장을 하려고 했는지 나주시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시정철학은 찾아볼 수가 없다. 그저 나주권력이라는 자리에 취해 3년을 보냈다. 지역민들의 강 시장에 대한 불만과 원성의 소리가 하늘을 찌르는데 본인만 모르는 듯 그래도 시장자리가 그렇게 좋은지 재선하겠단다.

지금 현재 강 시장 머릿속에 오로지 존재하는 것은 나주권력을 놓치지 않기 위한 시장 재선에 대한 욕망뿐이다. 지역민의 살림살이나 지역민의 안위는 후순위에 밀려난 지 오래다. 모든 시정운영의 포커스가 내년 시장선거에 맞춰져 움직이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10만 시민을 책임지는 단체장으로서의 소양부족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시정운영능력이 이처럼 형편이 없을 줄은 몰랐다는 것이 지역민들의 대체적인 여론이다. 강 시장이 하는 짓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단다. 그의 시정운영을 ‘실망’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기에도 사치스럽다고 이구동성이다. 이제는 강 시장의 무능과 나주권력의 사유화를 입에 올리기도 지쳤다고 한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며칠 전 흥분한 농민이 나주투데이에 전화를 걸어왔다. 고추밭은 하루가 다르게 타들어가고 있는데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나주시는 날마다 살수차를 동원해 꽃에만 물을 주고 있으니 고추밭보다 꽃이 더 중요하냐고 강 시장에게 물어봐달란다. 그러면서 강 시장은 끄덕하면 ‘돈이 없다’는 멘트가 18번인데 무슨 돈으로 꽃을 구입해 나주시를 도배했느냐고 물어봐 달란다. 강 시장과 친하지 않아서 전화도 나누는 사이가 아니라고 했더니 취재해서 내막을 알려달란다.

온 국토가 가뭄으로 타들어 가고 있다. 나주도 예외는 아니어서 타들어가는 나주의 농심은 발을 동동 굴리며 말라 비틀어져가는 작물에 물을 대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하지만 물이 부족해 밤잠을 설쳐가며 한 방울의 물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 나주농촌의 현재실정이다. 그런데 나주시는 타들어가는 농심은 외면한 채 빛가람대교를 비롯한 가로등 걸이 화분 등의 꽃에 살수차를 동원해 물주기에 바쁘다. 도대체 시장이라는 사람이 정신이 있느냐는 지적이다.

강 시장이 지역민들에게 주고 있는 실망과 상실감은 손가락으로 세고도 남을 정도로 넘쳐나 지역민들은 강 시장의 어지간한 비상식에는 면역이 돼 있어 그리 놀라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에 꽃길조성에 지역민들의 분노는 임계점에 달했다. 꽃길조성에 들어간 예산규모를 알고는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다.

내용은 이렇다. 나주시는 ‘사계절 내내 꽃이 있는 거리 확대’라는 명분으로 지난 3월 추경에 5억2천5백만원을 세워 빛가람 대교를 비롯해 나주시 대표 가로변과 중심 노선을 선택하여 꽃길을 조성했다. 이중 1차(5월-7월)로 현재 조성되어 있는 꽃길에 2억6천2백만 원이 소요됐다. 이중 꽃값이 2억2백만 원이고, 화분임대 3천4백만 원, 화분과 화분받침대 구매에 2천6백만 원 등 화분에만 6천만 원이 소요됐다.

또한 8월부터 시작되는 2차 꽃길조성 꽃값으로만 2억1천5백만 원이 책정되어 있다. 여기에 꽃에 물을 주기 위한 살수차 1차 임차에 4천만 원이 따로 책정되어 있어 1차 꽃길조성에 총 3억2백만원의 시민 혈세가 투입됐다. 따라서 2차 꽃길 조성에도 살수차가 필요해 실질적으로 1,2차 사계절 꽃길조성에 총 6억2백만원이 투입된다.

특히 조성된 꽃길에 물을 주고 있는 인력만 17명이다. 이들은 산림공원과 소속 녹지 사후관리 인력 중의 일부로 이들의 인건비는 하루 8만1천원이다. 인부임까지 합하면 1,2차 꽃길조성에 7억여 원이 소요된다. 농촌 들녘과 농심(農心)은 타들어 가는데 강인규 시장은 이에는 아랑곳하지도 않고 꽃에 물주는 데에만 정신이 팔려있다. 가뭄을 이겨내기 위해서 단 한사람의 인력도 아쉬운 판에 17명이라는 다수의 인력을 꽃에 물 주는데 사용하고 있다.

꽃길조성 사업 좋다. 꽃을 싫어하는 사람 없다. 하지만 사업에는 우선순위가 있고 재정형편을 생각해서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 자치단체장의 기본이다. 재정자립도가 21.5%에 불과한 나주시 재정으로 꽃에 거액을 쏟아 붓는다는 것은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단체장으로서는 할 일이 아니다. 이런 불요불급한 예산을 추경에서 승인해준 나주시의원들도 ‘머리에 총 맞은 사람들’이라고 한다면 과격한 표현일까. 나주시는 일 년 예산 중 80%에 가까운 돈을 정부로부터 얻어다가 살림을 한다. 이런 형편에 꽃길조성에 거액을 뿌리다니, 이것이 나주시장 강인규의 지난 3년 시정운영의 자화상이다.

미물(微物)인 ‘서당 개도 3년이면 풍월 읊는다’고 했다. 강인규 시장은 지난 3년 동안. 1만 시간 동안 나주시장으로서 무엇을 배웠는지 당구풍월은커녕….

그래서 장자(壯者)는 이렇게 말했는지 모른다. “부곡불일욕이백(夫鵠不日浴而白) 오불일검이흑(烏不日黔而黑), 백조는 매일 목욕을 하지 않아도 희고, 까마귀는 매일 검은 물을 들이지 않아도 검다.” 아무나 노력을 한다고 해도 사람은 범인의 기질을 가진 자가 성인(聖人)이 되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어 애초에 자질이 없는 자는 안 된다는 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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