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연재 | 시가 있는 월요일
아멘
전숙  |  ss82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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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3호] 승인 2017.06.18  17:5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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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의 노간주나무는 배부르다
바늘잎이 날아올라 우거진다
바늘도 힘을 합치면 그늘이 만들어진다
따갑다고 핀잔주던 다람쥐도 그늘에 든다

87세 된 한겨울 노간주나무는 사지마비환자다
바늘잎은 떨어져 구멍마다 바람차지다
새들이 앉으려다가 여윈 가지만 흔들고 사라진다
뿌리째 뽑힌 채 침상에 누워
두 손 가지런히 모르고 식사 기도하신다

“내일은 저를 강건하게 만드셔서
유월처럼 큰 그늘 짓게 하소서, 아멘.”

식사를 돕던 나도
두 손 모으고 “아멘” 한다

“간호사양반, 참 자상하네,
손댈 때마다 편안해지네.”

지친 몸이 사르르 풀린다
바늘잎 같은 말씀을 모아 큰 그늘 지으신다

아멘은 항상 내일을 향해 손을 내밀고 있다
내일은 희망의 또 다른 이름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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