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문재인 정부의 첫 내각인선에서도 아니나 다를까 어김없이 위장전입 문제가 불거졌다. 위장전입이란, 거주지를 실제로 옮기지 않고 주민등록법상의 주소만 옮기는 것을 말하는데 자신의 자녀들만 좋은 학군의 학교에 입학을 시킨다거나 부동산 투기를 통한 사익의 극대화 등을 도모하기 위한, 사회 위화감을 조성하는 범법행위이다.

좋은 학군 그리고 부동산 투기 목적을 위한 위장전입이라는 시사적 의미는 그만한 권력의 힘과 재력의 든든한 뒷받침이 따라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富益富(부익부)의 대물림의 수단이기에 貧益貧(빈익빈)을 생산하는 중대한 반도덕적, 그리고 반사회적 범죄행위라 할 수 있다.

이런 악습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유는 그럴싸한 명함을 가진 싸가지 없는 ‘놈’들이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을 아랑곳 하지 않고 저 잇속만 챙기겠다는 시커먼 속내에서 시작 한다고 할 수 있는데 범부도 아닌 여하한 공직자, 특히 국가의 중요한 행정의 결정권을 좌우지하는 내각이라면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를 찾을 필요도 없이 단두대를 들이 밀어야 나라다운 나라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문 정부’에서도 前 정부와 다름없이 초록은 동색이라는, 유아무아를 즐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하다. 대통령이든 옴천 면장이든 지도자의 철학은 ‘의로움’이 내재되어야 백성이 가지런해 질 수 있다. 아니면 도둑놈들이 날뛰게 되어있다.

‘공자’는 용기와 의로움의 조화를 이렇게 강조한다. ‘군자는 의로움을 가장 높이 여긴다. 군자가 용기만 있고 의로움이 없으면 亂(난)을 일삼고, 소인이 용기만 있고 의로움이 없으면 도둑질을 일삼는다.’ 군자(君子)는 학식과 덕행이 높은 사람을 말하는데 학식과 덕행이 높아야만 ‘용기와 의로움의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의미도 함축되어 있다.

사회의 변혁이나 혁신은 용기(勇氣)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과정에서 혹독한, 많은 희생을 목도했다. 문재인 대통령 그리고 신정훈 전(前) 의원도 남이 흉내기 힘든 용기(勇氣)가 있었기에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옥고를 마다하지 않았지만 용기만 출중하고 의로움이 없다면 언제든 사람의 사회 질서를 어지럽힐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경각심을 잊지 말아야 가지런한 사람의 세상을 만들 수 있다.

가지런한 사람의 세상이란 均(균), 즉 높낮이 없는 평등한 사회를 의미하는데 義(의)의 실천 또는 ‘의’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소인배의 용기, 도둑놈들을 양산하는 공장과 전혀 다르지 않다. 義(의)는, 羊(양)을 잡아 우리(我아)가 공평하게 나누어 먹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짐승 세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유일무이한 사람사회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 할 수 있는데 법으로 금지된 위장전입을 통해서 저 혼자만 배 불리 처먹겠다는 불량한 심보를 가진 사람들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또한 돌아가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방패삼아 끼리끼리 해 먹겠다고 달려든 386 민주화운동 세력들이 스스로 폐족임을 자인했던 것도 민심이 이반된 후 알게 된, 義(의)을 실천하지 못한 양심고백이라 할 수 있는데 과거의 복기를 통한, 뼈아픈 교훈으로 삼기를 게을리 한다면 폐족은 반복될 것이고 역사의 죄인이 된다는 것을 몸서리치게 무서워해야 한다.  

자라는 아이들이 넘어지지 않고 두발로 굳건하게 대지를 밟을 수는 없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는 의미인데 과정의 잘못은 한번이면 족하다. 아무리 유능하게 보이는 인재라도 덕을 해치는 鄕員(향원)이라면 곁에 두어서는 안 된다.

향원이란 사이비 선비를 가리킨다. 풍채나 풍모는 덕을 갖춘 선비처럼 보이지만 줏대 없이  처세술에 능통한 자를 말하는데 위장전입자의 꼴사나운 짓과 거의 닮아있다. 공자가 실존한다면 이미 그들은 목 없는 귀신이 되었을 법 하다.

모든 사람의 규범은 사회 지도자들의 양태에 따라 가볍거나 무겁게 된다. 사회 규범을 가볍게 여기는 작태의 가장 큰 원인은 권력을 가진 자가 권력을 삐틀어지게 사용하기 때문인데 바르지 못한 권력이라면 똥파리들이 괴이게 되어 있다.

최순실과 나주시가 쌍둥이라는 비난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즉, 굽은 사람위에 곧은 사람을 앉혀야 굽은 행위가 바르게 펴지지만 곧은 사람위에 굽은 사람이라면 더 볼 장이 전혀 없다는 것을 사회 지도자들이 명심하길 당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