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창 전 고구려대교수

우리나라의 올해 행복지수가 세계 155개국 중 56위를 했다고 한다. 유엔의 지속가능개발연대는 세계행복의 날인 3월 20일에 행복지수를 발표하여 각 나라로 하여금 국민의 삶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촉구하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조사항목은 일인당 국민총생산(GDP), 사회적 지원, 건강 수명, 인생 선택의 자유도, 관용 정신, 정부와 기업의 신뢰지수, 그리고 각국의 가치관의 차이이다. 행복지수가 발표되면 한동안 떠들썩하던 언론이나 국민 모두가 곧 바로 관심을 저버림으로써 유엔이 의도한 행복지수를 향상시키는 역할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사람의 삶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의면 당연히 행복이라고 말한다. 국민 개개인이 느끼는 행복지수가 유엔이 조사한 항목과 일치할 수는 없겠지만 행복을 추구하는 것에서는 차이가 있을 수 없다. 우리나라 국민은 본능적으로 행복하게 살아왔다는 것이 역사적인 사실이다.

고구려의 고분벽화와 중국의 고대 역사서들에서도 우리나라 국민들이 늘 음악과 춤을 즐기고 살아왔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심지어 3일 밤낮을 노래와 춤을 추며 신명나게 놀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국민들은 극한 슬픔 속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산업화는 우리에게 희망과 상실감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농경사회에서 우리나라는 극한 부족은 없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그런 까닭에 흥과 신명이 있었지만 농경사회를 마감하고 산업화시대로 접어들면서 잠시 성취감에 젖었다가 산업화가 심화되면서 오히려 상실감에 행복은 사라지고 불행의 징조들이 곳곳에서 들어나고 있다.

6.25이후 산업화를 추구하여 불과 50년도 안되어 중진국 반열에 오르는 소위 말하는 눈부신 압축 성장을 이루어 냈지만 오히려 국민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숫자가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자살률이 세계에서 1위라는 수치스러운 기록을 떨치지 못하고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빈부격차, 노동의 착취, 그리고 환경파괴라는 산업화의 폐해를 역설해왔다. 이를 사전에 대비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예측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해 왔지만 우리는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은 채 속수무책으로 오늘날까지 오고 말았다.

국가는 부자들 편에서 서서 세금이라는 사회의 조정제도를 활용하지 않았고, 노동을 착취하기위하여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도 경영의 자율이라는 허울 좋은 명목으로 방치함으로써 사회적인 긴장은 폭발직전이다. 대기 오염물질 규제를 도외시함으로써 영원할 것 같았던 푸른 하늘은 사라지고 거리의 얼굴에는 하얀 마스크로 가득 채워진 현실을 보고 있다.

우리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민족의 핏속에 면면히 흐르는 흥과 신명을 다시 살려내야 한다. 지방자치가 복원된 지 27년이 흘렀다. 이제 사회적인 문제를 국가만의 책임으로 돌리기에는 지방자치의 역사가 너무 길다. 국가가 하지 못하면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야한다.

이러한 시도는 이미 우리나라의 선진 자치도시에서 시작하고 있다. 지방자치법에서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기본적인 관계를 정함으로써 지방자치행정을 민주적이고 능률적으로 수행하고, 지방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며, 대한민국을 민주적으로 발전시키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어서 지방자치단체가 의지를 가지면 주민을 위한 봉사는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다.

시민이 행복한 지방자치는 크게 가지로 다섯가지로 본다. 첫째가 교육이다. 영유아에서 대학에 이르는 정규교육과 사회교육에서 지방자치단체는 분명한 역할을 해야 한다. 나주의 정체성을 살리는 교육의 방향을 정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갖추어야한다. 교육기회의 박탈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 할 수 없다. 교육의 본질을 명확히 하고 정규 및 비정규 교육의 기회를 확대해야한다.

둘째,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일자리의 창출이다. 지역경제와 일자리는 불가분의 관계로 경제의 발전과 연동해서 일자리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청장년의 삶과 관계된 것으로 지역사회를 지탱하는 버팀목이기 때문이다.

셋째, 안락한 노인의 삶이다. 노인의 삶이 돈으로만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들이 자존감과 존경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넷째, 지방재정의 효용성과 투명성이다. 지방재정을 투명하게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것이야말로 효용성을 높이는 첩경인 것이다.

다섯째, 문화의 융성이다. 문화를 창출하고 주민에게 제공하는 것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