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연재 | 투데이 추천도서
《대한민국의 설계자들》 김건우(지은이)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667호] 승인 2017.04.22  13:06:50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오늘날 대한민국의 뿌리를 찾아가는 지성의 대향연”

이 책은 해방 이후부터 한국 현대사의 근대적 전환기를 이룩한 1960~1970년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문헌들과 연구들을 참조해 가면서, 이 시기에 정부 정책을 주도한 이들과 민주화 진영에서 저항했던 사람들이 모두 이념적으로는 하나의 뿌리에서 뻗어 나온 가지들이라는 사실을 밝힌다. 그들이 바로 ‘친일을 하지 않은 우익’, 즉 ‘대한민국의 설계자들’이었던 것이다.

이 책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설계하고 만든 사람들은 누구인가. 이 질문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승만-장면-박정희 등으로 이어지는 해방 후 정치권력의 최고 정점들이 한국을 만들었으리라는 생각은 말할 것도 없이 지나치게 단순 소박하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의 경제를 좌우해온 대자본들, 이병철-정주영 등의 최고 재벌들이 지금의 한국을 이루어 냈다고 말할 수도 없다”고 말한다.

   
 
《대한민국의 설계자들》은 오늘의 한국의 밑그림을 그린 것이 이른바 ‘학병세대’라고 주장하는 책이다. 학병세대란 일제가 징병제를 공포한 1943년 10월 당시 만 20세 미만이어서 징병을 피할 수 있었던 청년 지식인 그룹을 가리킨다. 책에서 거론되는 인물들은 장준하, 김준엽, 지명관, 서영훈, 장기려, 선우휘, 김성한, 양호민, 류달영, 김수환, 지학순, 조지훈, 김수영, 류영모, 함석헌, 김재준, 천관우, 이기백 등 해방 이후 한국의 정치, 언론, 교육, 종교, 학술, 사상 분야의 거물들이다. 이들 중 일부는 학병세대의 선배그룹이다.

책의 각장은 이들의 행보를 요약하고 간략하게 비평하는 방식으로 짜여 있다. 그런 관점에서 책의 기본 성격은 ‘학병세대 지식인 열전’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지식인 열전이라고만 한정할 수 없는 것은 학병세대의 세대적 특성 때문이다. 학병세대는 1944년 기준으로 고등교육을 받은 조선인 학생이 7200명에 불과했던 당시 상황을 고려 할 때 당대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은 세대였다.

또한 이들은 일제가 징병제를 공포한 1943년 10월을 기준으로 20세 미만이었던 덕분에 일본군에 끌려가지도 않았고 본격적인 사회활동을 하기에도 어렸기 때문에 친일전적으로부터 자유로웠다. 이 두 가지 조건이 결합한 이들 세대가 해방 이후 한국사회 전체분야에서 한국사회의 기초를 놓는 역할을 수행해야 했던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학병세대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이들의 세대적 특성이 한국사회의 각 분야에 지우기 힘든 흔적을 남겨 놓았기 때문이다.

학병세대는 대부분 평안도와 황해도, 함경도, 간도 출신의 월남 지식인이다. 계급적으로는 지주나 상공인 집안 출신이었고, 종교적으로는 기독교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이 같은 배경 때문에 이들은 생래적인 반공주의를 공유하고 있었고, 그 점에서 이념적으로 우익이었다.

저자가 이 책에서 ‘사상계’ 그룹과 함께 상당한 비중을 할애하고 있는 것은 기독교계의 학병세대다. 기독교계 학병세대는 김교신을 중심으로 그의 사상을 이어받은 류달영, 류영모, 함석헌 등의 무교회주의자들과 한신대 신학 교수였던 김재준을 중심으로 연결돼 있던 문익환, 안병무, 강원용 등 한신 계열로 나뉜다. 두 그룹 모두 월남 보수 기독교 세력 및 독재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며 우익 편향의 한국사회에서 “사회진보를 위한 ‘숨통을 터주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 저자의 평가다.

저자 김건우는 스무 해 가까운 연구를 통해 친일에 물들지 않았으면서 북한 공산주의 정권과도 거리가 있는 ‘양심적’ 우익의 실체를 추적하고, 이들이 대한민국의 발전과정에서 했던 일들을 구체적으로 탐구해왔다.

《대한민국의 설계자들》은 한국 현대 지성사와 문학사에 관련하여 꾸준히 축적해온 그동안의 연구 업적을 집대성한 저작으로,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이른바 ‘학병세대’를 가운데 놓고 치열하게 전개된 한국 현대사의 뚜렷한 줄기가 한국 우익의 진짜기원임을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철웅 편집국장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운명처럼 인연이 (2)
2
최정기 의원, 나주투데이 언급하며 동료의원 ‘프락치’ 취급
3
47. 봉황면 죽석 1리 구석마을
4
부끄러움을 모르면 못 할 짓이 없다
5
<속보> 김관용 시의원, 나주시의회 의원실 압수수색
6
김관용 시의원 압수수색 2보
7
우리 조상님들도 즐겨 먹었던 우리 음식 ‘회’
8
카페, 강물 위에 쓴 시
9
“빛가람 호수공원서 신나는 락 콘서트 어때요?”
10
1인가구 ‘반려식물’ 지원…정서적 안정 도모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전남 나주시 빛가람로 685 비전타워 206호 나주투데이  |  대표전화 : 061)334-1102~3  |  팩스 : 061)334-1104
등록번호 : 전남 다00334   |  발행인 : 윤창화  |  편집인 : 이철웅  |  e-mail : njt2001@hanmail.net
Copyright © 2013 나주투데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