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창 전 고구려대학교 교수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선거가 시작되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선거과정을 보면 후보의 문제보다 국민이 해야 할 고민이 많아졌다. 이번 선거는 현직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치러지는 선거로 일제잔재와 군사독재통치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철저하게 분리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60여 년 동안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드라마를 연출해왔다. 1960년 79달러에 불과하던 국민소득이 1980년에 1,660달러, 2000년 11,292를 기록하고, 2016년 27,561여 달러를 달성하였다. 1994년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를 달성하여 중진국에 오른 이후 상당기간 3만 달러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고 해서 경제부처가 질타를 당하고 있지만 객관적으로 봐서는 눈부신 성장임에 틀림이 없다.

뜻있는 경제학자들은 우리나라경제는 정부가 특정분야를 집중 육성함으로써 그 폐해가 예측됨으로 사전에 대비책을 세워야한다는 것을 경고했다.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진행함으로써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소득의 불평등이 오이시디(OECD)국가 중 가장 심한 나라 중 하나이며, 고소득층의 임금은 갈수록 증가한 반면 저소득층의 임금은 갈수록 감소하여 오이시디(OECD)국가 중 4번째로 격차가 심하고, 또한 임금증가가 경제성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 빈곤이 악화되어가고 있다.

비정규직은 양산되고 있고 임금은 정규직의 절반에도 이르지 못할 뿐 아니라 이들 10명중 겨우 두 명만이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있어 오이시디(OECD)국가 중 가장 낮은 나라다. 경제운용 중 가장 쉬운 방법인 임금지출감소방법을 택하여 조기명태를 유도함으로써 오이시디(OECD)국가 중 근속기간이 가장 짧은 나라다. 

임금착취로 상위10대 재벌이 쌓아둔 자금이 540조나 되지만 여전히 투자는 늘리지 않고 있다. 재산 불평등은 최상위계층 1%가 33.9%의 재산을 차지하고 있고 이것을 10%로 확대하면 62%나 된다. 국민들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기위해 나선 자영업의 실질소득은 오히려 감소하였다.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경제적인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필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용수철이 누르면 누를수록 반발력이 커지듯이 이 불평등이 심화되면 될수록 폭발력도 클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어떤 방식으로 폭발하느냐에 따라서 그 피해는 심각할 것이다. 과거에는 이러한 상황이 되면 국민은 혁명의 방식으로 해결을 구했고 위정자들은 외부와의 전쟁을 일으킴으로써 내부의 위기를 모면해왔다.

마이클센델이 2008년 발행한 〈정의란 무엇인가〉가 발행되었을 때 세계의 독자들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읽기에 빠져들었다. 정의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방법으로 공동선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폭력의 방식이 아닌 공동체가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문명의 척도는 폭력을 지향하느냐 그렇지 않으면 사회적 합의를 존중하느냐에 따라 결정되었다.

인간갈등의 최초의 해결책은 주먹과 몸에서 돌과 막대기를 사용하다가 보다 효율적인 방식으로 칼, 총, 포라는 무기로 진화했다. 이 방식과는 달리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해결한 사례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바빌론에서 BC 1795년에 합의한 함무라비법전, 페르시아에서 BC 539년에 세워진 키루스 비문, 영국의 1215년에 선포된 마그나카르타, 1776년 미국독립선언, 1789년 프랑스인권 선언, 우리나라의 다양한 향약과 계, 그리고 두레도 이와 버금가는 사회적합으로 볼 수 있다.

인류의 공동체가 공생하기위해서는 무력보다는 사회적 합의를 통하여 합일점을 찾아야한다. 문명이 발달한 나라에서는 사회적 협약을 하고 이것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투표를 사용해왔다. 성경에는 가장 간단한 방식의 투표로 제비뽑기를 한 것을 볼 수 있고, 그리스에서는 2500년 전에  집정관을 선출하는 선거가 있었다. 이후 각지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물리적인 방식을 피할 수 있는 가장 발달된 제도가 선거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선거는 문명사회의 발달을 이끌어 오는 도구의 역할을 해 온 것이다.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선거여야 한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과연 누가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지 꼼꼼히 따져 봐야한다. 선거의 금언으로 “선거는 최선이 아니라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다.”라는 것을 곱씹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