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고대문화의 중심지로서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예향 나주정신을 되새기고, 지역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미술작가들을 찾아 작품세계와 사상 등을 들어본다.<편집자 주>

옛 선비들의 높은 인격과 정신수양의 경지를 고고하고 수려하게 표출하는 문인화는 짙은 묵향과 은은한 색채로 마음의 안정을 이끌어 내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 소전 김선회씨

지난달 20일 오후, 문인화가 소전(素田) 김선회 선생을 처음 만났을 때 그에게서는 문인화의 매력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베어버린 한지와 붓, 먹 냄새가 은은히 풍겨졌다.

서예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먹을 접했던 선생은 학교를 마치고 친구들과 뛰어 놀기 전에 꼭 먹을 갈아놓고 나갈 정도로 묵향을 좋아했다.

이러한 열정으로 취미 삼아 그림을 그려온 선생은 우연한 기회에 시원 박태후 선생을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문인화에 입문하게 됐다.

꾸준한 작품활동은 대한민국 문인화대전과 서예대전 등에서 특선과 입선을 수상하는 영광으로 이어졌으며 이외에도 다양한 수상경력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6년째 한국미술협회 나주지부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선생은 “이야기가 있는 살아 숨쉬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면서 “작품을 감상할 때는 그냥 보고 느끼는 대로 이해하는 것이 작가가 그려낸 주제를 읽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전 선생은 장난치듯 가벼운 마음으로 부드럽게, 때로는 역동적인 붓터치를 통해 10여년 동안 셀 수도 없이 많은 작품들로 여백의 미학이 두드러진 문인화의 절제된 미를 선사하고 있다.

▲ 서예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먹을 접했던 선생은 어렸을 때부터 묵향을 좋아했다.

“전율을 느낄 정도로 자신의 작품에 감탄할 때면 어렵고 힘들지만 작가의 길을 걷고 있는 자신의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다”며 선생은 문인화와 함께 걸어온 인생을 회고하기도 했다.

고향인 보성을 떠나 나주에서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소전 선생은 “대담한 붓터치로 진솔한 삶을 담고 있는 큰 그림을 그리고 싶다”면서 “개인적인 바램이 있다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과 함께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예술촌을 만들고 싶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