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고유의 명절, 설날이나 추석이 되면 어김없이 대한민국형 민족 대이동이 일어나고 있는데 전체인구 5천만 명 중에 3천만 명이 고향을 찾아 이동한다, 한마디로 경이로운 일이 아니라 할 수 없다. 다른 말로 首丘初心(수구초심)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몸은 비록 타향에 있지만 마음은 항상 고향을 잊지 못하고 있다는, 우리민족의 유별난 고향사랑이기도 하다.

명절을 맞이하여 민족 대이동이 시작되면 항상 긴장하는 쪽은 정치권인데 박근혜 탄핵과 맞물린 대선정국 그리고 16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앞두고 京鄕(경향) 즉 도시 사람과 시골 사람의 정보교환으로 판세가 요동칠 수 있기에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운다.

이번 설날의 밥상머리 나주지역 여론은 문재인, 안철수, 반기문 등과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나주시장 후보군으로 인해 어느 때보다 입담들이 풍성 했다. 지난해 4·13총선에서 꽃가마를 탄 안철수 대세론은 그 기세가 완전히 한풀 꺾이고 박근혜의 허수아비 놀음에 놀란 가슴을 누르며 노무현시대의 진정성에 동감하면서 도시 이민자 들은 '미워도 다시 한 번'을 주창하는 쪽이었다.

그래도 문재인이 촛불 민심을 올곧게 실천 할 수 있지 않겠냐하는 의미다. 또한 국민의당 대표 박지원을 미덥지 않게 보는 시각이 강했는데 老獪(노회)는 구태의 본이라는 속내를 숨기지 않는다.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사람이 민주당이라는 본가의 기둥을 뽑아낸 것이 大義(대의)는 '놈'의 주장이고 勸貪(권탐)이라는, 큰 천막론에서 알 수 있듯이 수치스런 노욕이었다는 분노다. 지역민들은 이에 끙끙거리며 속앓이를 심하게 하는 형국이다.

당시 국민의당을 지지했던 명분이 안철수를 중심으로 전국정당화를 통한 차기 정권교체의 보람찬 희망이었는데 고작 호남 자민련도 모자라 이제 자력으로 대통령 후보의 당선이 힘들자 흘러간 물(정운찬, 손학규)들을 모아 역사의 시계바늘을 돌리겠다는 그 참상에 천불도 나지만 고작 총선이 끝 난지 일 년도 채 되지 못해 당시 지지율의 반 토막이 아니라 국민의당 당명조차 존속여부가 불투명해지자 자괴감이 점점 깊어진다는 소회다.

그렇다고 국민의당을 무작정 바지게 지고 따라 나섰다가 덜컥 제2의 박근혜 권력의 연장과 같은 여당의 대통령 탄생이라면 그 죄의 속박은 자자손손 주홍글씨가 될 판을 생각하자면 고춧가루 서 말 들이킨 불난 속이라는 이야기다. 곧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지지는 도로 박근혜 권력의 회귀라는 불안감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한 내년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나주시장 후보군에 대한 관심이 대권에 못지않게 높았다. 강 시장 부부의 코미디 같은 중앙 뉴스 독점과 전국적인 망신을 지적하며 성토가 대단했었다. 나주시장 후보로 하마평에 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도시인답게 각자에 대한 분석이 예리 했었다. 외지에 있는 고향사람들이 고향인 나주에 관한 소식에 지역민 보다 민감하다는 의미다.

나주시장 후보 우선 조건 중에서 최소한 '고향을 우세시키지 않을 사람'을 과제로 꼽았다. 자천 그리고 타천으로 나주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민주당 후보로는 이상계 조합장, 이재창 전 교수, 이웅범 전 민주당 나주지역위원회 정책실장, 이건철 전 전남 발전연구원장 등이고 국민의당 후보로는 "김대동 전 시장, 홍석태 전 전남도국장, 김옥기 도의원" 등이 회자 되었는데 출향인사들은 하마평에 오른 사람들 중에서 한 두 사람을 제외하곤 박한 점수였다. 한마디로 '깜'이 안 된다는 이야기다. 시장후보군들이 너무 '저렴'하다는 다른 말들이었다.

또한 오는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당이 선방하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민주당이 정권을 창출했을 때 국민의당은 격랑에 휩싸여 거의 파산상태에서 민주당에게 정국 주도권을 내어주게 되어 있어 오는 지방선거에서 선전하기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회의적 시각이 우세했다.

직설하자면 민주당이 정권교체에 성공한다면 호남에서 적자를 자처 할 것이고, 지방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되어 국민의당은 존재가치를 상실할 수 있다는 분석이 주류를 이루었다. 이러한 설날 밥상머리에서 출향민들의 정세분석이 어느 정도 지역민심에 작용 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현역인 강인규 시장에 대한 평이 가장 혹독한 편이라 앞으로 민주당 나주시장 후보 선출에 시민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벌써부터 큰 京鄕(경향)의 관심거리로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