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청 김종순 팀장(역사도시사업단 역사도시기회팀장)이 《시서 김선 선생과 함께 하는 400년 나주를 말하다》를 펴냈다. 나주투데이에 연재한 원고를 다시 정리하여 책으로 발간한 것이다. 김선 선생은 1568년 나주에서 태어나 1642년 오락정(五樂亭)에서 75세로 생을 마감했다.

평생을 나주에서 생활하며 삶을 마친 선비로서 호가 시서(市西)다. 지금의 표현을 빌리자면 '재야지식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다.

김선 선생은 선조, 광해조, 인조의 세 왕조를 거치고 임진왜란, 정묘호란, 병자호란 등 난세의 격랑을 겪으면서 올곧게 살다 가신 나주의 대표적인 선비다.

생전에 1,200여수의 시를 지었는데 가족관계 61, 이별시 64, 우국 85, 친구 2349, 풍경 286, 인생 315수 등 다양한 작품을 썼다. 저자 김종순 팀장은 머리말에서 "선생의 시를 보고 있노라면 당시의 나주 전경이 머리 속에 펼쳐진다"고 말한다.

김선 선생은 강항 수은, 반환 홍천경 등과 경현서원에서 공부했으며 20세 때 영광감사를 시작으로 무장 감사(1588), 정읍감사(1608), 1605년 사마시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회시와 별시에 합격했다. 선생은 1608년 광해군 즉위 후 이이첨, 정인홍을 비판하다가 정거당하고 1614년 인목대비 폐모론에 반대한 완평부원군 이원익이 귀양가자 부당함을 상소하다 성균관에서 삭적되자 과거를 포기하고 세상사와 단절하면서 평생을 학문에만 전념한 분이다.

선생이 살다간 그 시절 양반의 자식으로 태어나 과거급제를 통해서 입신양명하고자 했던 꿈을 접고 '재야지식인'으로 남아서 공부와 가르침을 일생의 낙으로 살다간 고결한 삶을 살았던 분이었음을 선생이 남기신 글을 통해 우리는 알 수 있다.

수백 년 전에 이 땅에 살면서 자신의 삶을 기록으로 남겨 후손들이 아련하게 당시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도록 해주신 시서 김선 선생의 은덕에 고개가 숙여질 뿐이다.
 
저자 김종순 팀장은 이 책은 "선생이 남기신 1,200여수의 시 가운데 현재의 관점에서 나주의 역사와 문화를 얘기할 수 있는 것을 골라서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적은 것"이라고 말했다. 선생이 사신 곳은 교동이었으며, 흔히들 광산김씨 12대 생진사터라고 알려진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