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연재 | 시가 있는 월요일
비육우를 씹다
전숙  |  ss82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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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1호] 승인 2016.12.11  15: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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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침상에 오른 쇠고기를 씹는다
노동이 사라진 휴식을 씹는다
자유가 사라진 안전을 씹는다
강제로 주입된 강물을 씹는다
울에 갇혀서 한걸음의 자유도 얻지 못한 살들은
바스티유의 저항처럼 하얀 창살을 새겨 넣었다
고문에 순종한 살들이 단말마처럼 저를 옭아맨 문자들  
마블링이 꽃처럼 피어있다
예쁜 꽃을 피우기 위해 필요한 것은 순종이다
순할수록 고기는 연해진다.

2.
오늘 아침 상에 오른 그는 전사였나 보다
오로지 질김으로 버티고 있다
말라비틀어진 그의 시간에서 순종의 육즙을 찾고자
휘젓는 젓가락들
마지못해 흘러나오는 짜디짠 육즙은
눈물이라기보다
최루탄이 짜내는 절규다
물폭탄은 그의 어디를 강타했을까
물폭탄도 받아친 그의 질긴 신념을
어금니로 거세게 몰아붙이다가 뱉고 만다
여우처럼 한 마디 한다
너는 너무 질겨…

3.
아침식탁에서
달빛 같은 아늑한 눈길
주지도 받지도 않는 스마트폰 우사의 비육우들
씹어도 씹어도 냉담의 가죽뿐이다
초원을 질주하던 유전자가 지워진다
근육질의 다리와 말言이 사라진다
손가락과 눈동자만 살찌운 스마트폰 비육우들
마블링 같은 SNS에 갇힌다

집이 사라진다
아무도 달빛에 취하지 않는다
홀로 핀 꽃이 홀로 고실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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