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라는 말의 주 사용처는 정치권이다. 요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歸鄕(귀향)을 앞두고 구순(90세)의 김종필 전 총리가 (반기문 대통령 만들기에) 혼신을 다해 돕겠다고 큰소리치자 김동길 명예교수는 “뭔 길력(힘)이 있다”고라며 힐난한다. 자신도 흘러간 물이지만 당신도 흘러간 물인데 무슨 길력으로 물레방아를 돌릴 수 있겠냐는 의미다. 老馬之智(노마지지) 즉, 경륜과 연륜의 지혜가 번뜩이고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라는 우리가 알고 있는 말은 성경 말씀의 한 구절이다. 또한 낡은 옷을 기울 때 새 옷감을 덧 되면, 덧 된 새 조각이 헌 옷을 잡아 당겨 헌 옷의 해짐이 더한다는 좋은 말도 함께 있는데, 의미는 까마귀 노는데 백로가 가서는 亡事(망사)뿐이라는 가르침이다.

국민의당 나주지역위원회에서 외연확장을 위한 일련의 방법 등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법 중의 한 가지는 인지도가 이미 확보된 나주시의원의 영입인데, 임성환 의원이나 김용경 의원은 동안 당의 소속이 없었던 까닭에 자유로운 입장이라 국민의당에 몸을 의탁한다고 해서 비난받을 소지가 전혀 없다. 그러나 만약 더민주당 소속시의원이 탈당하고 국민의당에 투신한다면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 즉, 새 옷에 헝겊이 덕지덕지라면 소가 웃을 일 아니겠는가.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최인기 후보를 따라 통합민주당(더민주당)을 탈당했던 사람들이 앞 다투어 더민주당에 대거 복당했었다. 당시 손금주 후보 측에서는 패거리 정치의 전형이라며 혹독하게 비난을 가했었다. 패거리 정치의 병폐는 끼리끼리 다해 먹겠다는 것인데 지역민들 사이에서도 그들의 복당러시에 눈홀김이 심했었다. 원인은 풀뿌리 자치를 자처하는 시의원들의 줄 세우기는 몸집불리기 이외의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직설하자면 몰 정체성의 오합지졸들이 이해타산이라는 약삭빠른 동물적 의식의 작용뿐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복당한 시의원들은 나름대로의 계산에 쥐머리가 북새통이었을 것이다. 2016. 7. 후반기 나주시의회 원구성에서 노른자위를 차지하기 위한 덧셈 때문이다. 그런데 후반기 나주시의회 원구성에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게’ 된 신세의 일부 시의원의 동요가 시작되었고 급기야 탈당설과 함께 국민의당 입당을 기정사실화하고 나선다.

여기서 부채질한 쪽은 국민의당 나주지역위원회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만약 이러한 주장이 사실이라면 손금주 의원은 자신 스스로 패거리 정치를 조장하는, 어제와 오늘이 전혀 다른 이율배반적인 사람이 되고 만다. 정치는 자원의 공정한 분배를 위한 한 가지 수단이다. 이러한 정치를 훼방 치는 것이 바로 패거리 정치인데 총선당시 손금주 후보는 패거리 정치의 '두목' 쯤으로 신정훈 후보를 지목하고 나선다.

아이러니하게도 승자가 된 손금주 의원 측이 이젠 패거리 정치의 두목으로 등극하겠다고 나선 방증이 더민주당 소속 시의원 빼가기 의혹인데 이러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도로묵 가지고 정치를 하겠다는 구태의 본이라는 것이다. 

국민의당 나주지역위원회 내부에서도 도로묵은 안 된다는 성토가 도를 넘어 밖으로 불만들이 보 터지듯 터져 나오고 있다. 내부 사정을 정확히 꿰고 있는 핵심 인물은 '최인기' 장관의 정치적 몰락에 장작불을 지핀 사람들이 손금주 의원을 지근거리에서 보좌 했을 때 나주시민들의 생각, 즉 참신에 대한 불신은 정치인 손금주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데 알고도 모른 체 하는 것인지, 모르면서 모른 체 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손금주 의원이 정말 참신하고 깨끗하다면 그 주변은 누가 보아도 참신하고 깨끗한 사람이 모여 있어야 시민들이 고개라도 끄덕일 것 아니냐는 의미다. 또한 시중에 유포되어 있는 특정 시의원의 입당 소문이 현실화 되었을 때 '손' 의원에게 청산가리 수준의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 하다는 지적을 서슴없이 한다.

이왕지사 정치를 시작 했으니 가뭄 뒤에 소낙비처럼 시원함을 시민들에게 안겨 주었으면 하는 바람에 재 뿌리는 것이 그 밥에 그 나물인데 식상은 금방이라는 탄식이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소문도 아니 벌써 자자하다. 손금주 의원이 새 술이라면 주변부들은 헌 부대이다. 머지않아 터지게 되어 있다. 유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