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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에서 온 편지
전숙  |  ss82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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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3호] 승인 2016.10.02  21:4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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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에서 편지가 왔다
고백할 게 있으니 지정한 날에 꼭 오란다
부랴부랴 기차를 타고 여객선을 갈아타고 사도에 내렸다
나보다 먼저 다녀간 이가 있는지
바닷가바위에는 발자국이 깊게 파여 있다
발자국의 임자는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는지
무릎을 꿇었나보다
바위는 무릎의 무늬를 동그랗게 받아 적었다

나는 심장이 쿵쾅거렸다
인터넷을 뒤져 피안으로 사도를 찍어두고
언젠가 가슴에 구멍 뚫리는 날
사도에 가면 치유되리라고 나를 위로했다 
돌아갈 곳이 있어 편안해지는 저녁처럼
사도는 언제나 노을 아름다운 나의 피안이었다

사도는 몸이 아픈지 저만치 누워있다
누가 사도를 개복수술하는가
사도의 몸이 열렸다
처음부터 한 몸이었다는 듯
일곱 개의 몸이 한 번의 칼질에 길게 연결되었다
사도의 절개된 가슴에는 유대류처럼
숨은 젖줄이 은하수처럼 흐르고 있었다
젖꼭지마다 작은 명줄들이 기운차게 젖을 빨고 있었다
사도는 저토록 많은 명줄들을 품고 있었구나
순간 내가 절단낸 명줄들을 떠올리며
나도 모르게 사도에 무릎을 꿇었다
7000만 년 전에 티라노사우루스가 그랬듯이.

*사도: 여수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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