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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 양민학살 저지른 5중대 나주 도착
1950년 12월 6일부터 1월 14일까지 함평면 월야와 해보, 나산면에서 빨치산을 색출한다는 명분으로 무고한 양민 524명을 집단 학살한
국군 제11사단 20연대 2대대 5중대(대원 100여 명 규모)가 1월 19일 오후 나주에 도착했다.
일반적으로 1개 중대는 140-150명 규모이지만 5중대는 함평에서 몇 차례 빨치산과 교전으로 부대원 상당수가 사망하여 정확한
인원을 알 수는 없다.
“함평에서 전우들이 많이 죽자 전부 적으로 보여서 양민들이 반란군인 줄 알고 군경가족만 빼고 쏴서 죽인 것 같다고 말했다. 통신병이었던
김종만이가 이야기에 하기를 함평에서 많은 군인이 숨지자 양민까지도 반란군으로 간주했었다고 그랬다...” (5중대 부대원 김종만의 이야기를
김순모씨가 군대에서 전해 들음)
5중대 부대원이었던 김종만씨를 우연히 군대에서 만난 세지면 벽산리 김순모씨는 당시 5중대 부대원의 규모와 심적 상황을 전해들었다.
김종만씨의 이야기와 통신병이었던 김일호씨(32년생, 제주시)의 서면 증언을 통해 나주경찰서에 도착한 5중대 규모는 80-100명 이내로
추산되고 있다.
다음날 5중대와 함께 세지로 따라간 경찰 최중선씨(28년생, 의경으로 입대, 세지면)의 기억에도 군인의 수가 100명은 넘지 않았던 것
같았다고 증언했다.
유족회와 동창양민학살추진위원회는 김순모씨가 군대에서 전해들은 내용과 김일호씨의 서면 증언, 그리고
함평에서 6일 전 학살을 저지르고 나주로 오지 않았겠느냐는 추정으로 학살 가해자를 11사단 20연대 5중대로 규정하고
있다.
5중대 연락병이었던 김일호씨가 1997년에 함평군수에게 “함평 양민학살을 저지른 부대는 11사단 20연대
5중대였으며, 중대장은 권준옥이었다”고 편지를 보내왔다.
이 편지에는 김일호씨 뿐만 아니라 5중대원이었던 김공원, 이평문, 양영언씨도 함께 서명했는데, 편지 마지막 부분에 나주군 양민학살을 저지른
부대 또한 5중대라는 것을 밝혔다.
“나주군 영산강 유역 백사장에서 양민학살 현장을 11사단 20연대 5중대도 일부 개입되었습니다.”
여기서 영산강 유역 백사장은 세지면 동창교 아래 냇가를 지칭한 듯하다. 1950년 동창교 아래로 흐르는 천(川) 양쪽에 모래와 같은
백사장이 있었다고 한다.
김일호씨의 편지 내용에 나주군 양민학살을 저지른 부대가 11사단 20연대 5중대였다는 내용이 정확히 명시되어 있지만 아쉽게도 공식적인
국방부 자료에는 이날 사건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2000년 6월 26일 동창양민학살추진위원회에서 제주도에 있는 김일호씨를 찾아가 동창 양민학살에 대한 증언을 요청했지만 김씨가 입을 굳게
다물어 증언을 듣지 못했다.
현재 국방부에 보관된 20연대 5중대 작전일지는 하루하루 작전을 기록한 게 아니라 전쟁이
끝난 후 부대역사를 정리하면서 가공된 자료이다.
때문에 가해자를 정확히 5중대라고 규정할 수 있는 기록이 없어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위원회서 학살 가해자를 단정 짓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당시 작전일지에서 나타나듯 20연대 5중대는 1951년 12-1월 사이에 나주와 함평, 광주 등에서 작전을 펼쳤다.
1950년 10월 10일 11사단 20연대가 광주에 배치되었다. 육군본부 제11사단 20연대 전투상보에 따르면
1951년 1월 20일, 세지동창 사건이 있었던 날 ‘2대대 5중대와 3대대 11중대 병력이 공군지원하에 나주군 금불사와 암천리 소탕전을
벌였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육군본부 자료를 통해 20연대 5중대가 나주 세지면과 봉황, 다도면, 그리고 영암군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공비토벌사에도 20연대 5중대의 토벌작전이 기록되어 있다.
‘1951년 1월 24일 제5중대는 제3대대 11중대와 함께 나주군 금불사 및 암천리에 집결, 출몰하는 공비에게 공격을 개시, 적은 우세한
병력으로써 아군에게 대항하였고, 아군은 병력이 열세였음에도 적을 포위공격을 감행했다.
계속해서 공군의 지원을 얻어 적에게 막대한 손실을 주어 덕천리와 당산리 부근으로 사산 도주케 하여 그들의 재집결을 불가능케 하였다’
이 자료는 그날그날 작전일지를 정리한 게 아니라 전쟁이 끝난 후 가공한 자료이지만 동창양민학살을 저질렀던 1월 20일 ‘나주군 금불사와
암천리 소탕작전을 전개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연대 5중대가 1월 20일경을 전후로 나주에서 작전을 전개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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