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명심보감 천명편 첫 장에 다음과 같은 공자의 말씀이 있다. 順天者 存(순천자 존) 逆天者 亡(역천자 망)이라는 말씀인데 풀자면, 하늘의 순리에 순응하는 자는 살고, 하늘의 순리를 거역하는 자는 죽는다는 뜻이다.

여기서 順理(순리)의 순응함이란 사람의 도리와 이치를 쫓아 그에 어긋남이 없어야 덕이 쌓이고 천심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고, 그 반대의 순리의 불응, 즉 역천자는 민심을 얻을 수 없어 처량한 학원이 신세라는 이야기다. 권좌에 앉아 있다.

몰락한 사람들 중 가장 나쁜 공통점은 권력의 덧없음을 믿지 않으며 순리는 무슨 개차반으로 여기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연후에나 미워도 다시 한 번을 목 놓아 애원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배 떠난 항구의 스산함뿐임을 알았을 때는 중도 소도 다 놓친 후이다. 나주시가 지난 7월 25일자 나주시 공무원 팀장(6급)인사를 단행 했었다.

인사의 평은 강인규 시장의 고유 권한이라는 으름장 앞에 왈가왈부는 牛耳讀經(우이독경)이다. 하지만 나주시 공직사회에서의 내재된 불만은 반드시 귀에 담아야 험악한 역천자가 안 될 것이다. 나주시는 2015년 초에 말도 탈도 많았던 시민 소통실의 팀장급 2명을 일반임기제로 채용한다.

다시 부언하자면 6·4 나주시장 선거에서 강인규 후보 당선에 기여한 보은 인사라는 시민들의 혹평을 불러온 특채와 다름없었다. 요즘 다시 강인규 시장의 인사에 대해서 강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는 공직사회에서는 소통실의 일반임기제 출신인 '갈등조정팀장'이 '기획예산실 나주시 정책개발팀장'으로 자리바꿈을 보고 순리의 정반대라는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나주시는 아무 문제없는, 적법한 자리이동임을 강하게 주장한다. 그런데 그 주장이 그들의 비애를 대변해 주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주장하는 쪽이 뭔 힘이 있어 주장?하겠냐는 의미인데 자리이동은 선거용 아니냐는 솔직한 시선들이 많다.

나주시는 선거용으로 의심되는 '정책개발팀'이란 부서를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한다. 그리고 자리 이동을 시킨다. 어느 자리가 더 영양가가 높은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順(순)과 逆(역)의 판단은 권력의 주인인 나주시민 몫이다. 다른 말로 나주시장은 順(순)이라 주장한다 해도 시민들이 逆(역)이라 생각한다면 강인규 시장의 앞날은 첩첩산중이라는 이야기다. 순천자는 存(존)하고, 역천자는 망 한다는 하늘의 진리에서 보자면 거의 틀림없다.

그런데 자리이동 전의 주 업무는 '집단민원처리, 부서 간 갈등 민원처리, 갈등조정제도운영, 갈등조정위원회 운영'이 골자이다. 갈등 전문치료사가 나주시의 정책개발 전문가로의 변신한 요술은 근거법령 이전의 나주시민과의 신뢰의 문제이다. 시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모든 것이 망사다. 공자는 국방과 경제는 미련 없이 버릴 수 있지만 백성은 버릴 수 없다고 강변한다. 즉 백성의 신뢰가 없으면 나라의 존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반드시 신뢰를 지켜야한다는 것이다.

나주시 정책개발에 잔뼈가 굵은 공무원들도 즐비하다. 또한 통상 20여년 정도의 내공을 쌓아도 6급 팀장 자리는 내공외의 특별한 것이 존재한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겨우 1년 반짜리 정도의 일반 임기제 인물님이 '정책개발팀장'이라면 잔뼈와 내공은 도로아비타불에서 나주시장은 자신이 걸어온, 면사무소 급사 시절을 상기해야 한다. 나주시 공무원들이 상대적으로 느끼는 상실감에 대한 고민이 없다면 나주시장은 빵점이라는 비난이 일만하다.

춥고 배고픈 곳에 사람의 길이 있다는 것을 아는 지도자라면 역천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춥고 배고픈 곳에서 사람의 길을 부정한다면 역천은 가장 가까운 이웃에 있다. 즉 存(존)과 亡(망)의 갈림은 순리에 있다는 이야기이며 자신의 선택이다. 남 탓이 아니라는 부언이다.

2016년 새해벽두, 교수들은 대한민국 현실을 혼용무도(昏庸無道), 넷 글자로 함축했다. 지도자들의 맹한 정신으로 사회의 정의가 사라졌다는 이야기다. 나주시 공직인사를 여기에 비추어본다면 혼용무서(昏庸無序)가 정답이다. 지도자의 어리석음으로 질서가 없어졌다는 의미다. 혼자만 아니라고 도래질 해 봤자 錦衣夜行(금의야행)이다. 이목을 두려워하지 않은 정치인은 그 생명이 길지 않다는 것이 지역정치 역사다. 깊은 생각이 필요한 나주시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