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요즘은 낮선 이야기지만 家和萬事成(가화만사성)이 대한민국 시골 농부들의 삶의 목표이자 꿈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부치는 땅뙈기는 적고 흥부처럼 자식들이 주렁주렁이다 보니 가화만사성을 앞세워 큰놈만(장자)이라도 모든 가족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큰 학교(대학)을 보내 출세하면 집안이 펼 수 있다는 대단한 결심이 함축된 가훈일 정도로 안방을 떡 차지하고 있었던 '놈'이 가화만사성이란 편액이나 액자였는데 이제는 그 흔적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국민의당은, 친노패권, 친문패권의 폐악에 동조하지 않겠다며 뛰쳐나온, 將軍(장군)들이 만든 정당이다. 그런데 이 정당의 성공 여부는 가화만사성에 있다고 단언 할 수 있다. 즉 장자격인 안철수를 유력대권후보로 부상시켜 소기의 목적 즉, 대통령에 당선시킨다면 국민의당은 신흥 재벌이란 귀족의 신분은 따다 논 당상자리와 같기 때문인데 안철수 계파라 할 수 있는 최측근들이 견물생심이라는, 인간의 가장 천박한 한계를 넘지 못하고 덥썩 자각을 물어 검찰의 칼날을 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배경에는 家和(가화), 집안의 화목이 아닌 家禍(가화), 집안의 재앙에서 시작되어 풍비박산이 일어나고 있어 국민의당 이름을 이제 가화당(家禍黨)으로 개명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

필자가 지난 4·13 총선과정에서 여러 번 지적 했다시피 이제 '호남 자민련'이 현실화 되고 있다. 갈수록 국민의당 지지도는 전국적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고, 유일하게 호남에서만 25%대의 급락된 지지도라는, 중앙 언론 보도는 소낙비에 먹 개구리 울 듯 '호남 자민련'에 부채질하고 있는데 이 풍로 질은 호남지역 위상과 직결되어 있기에 우려한 바가 매우 크다.

여기서 문제는 대한민국에서 어느 정치집단도 黨同伐異(당동벌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도 친노, 친문에게만 책임이 있고 국민의당 자신들은 백옥같이 깨끗하다고 우기는 판에서 호남의 정치적 동조는 역사의식이 없는 한계의 愚(우)가 아닌가 한다. 국민의당이 겉은 새것처럼 포장 했지만 결국 헌 옷이었다는 이야기다.  

새 정치는 헌옷 입고 할 수 없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 국민의당의 국고 도둑질 의혹이다. 세상을 평평하게 하고 사람을 이롭게 하겠다는 새로운 집단(당)이 백성의 고혈인 국가 돈을 불법으로 헐어낼 생각이라면 그들이 요망했던 대통령은 그들만의 개꿈이라는 것이다.

왜 그들이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가라는 물음의 답은 권력의 교만이 체질화 되었다는 의미다. 지난 4·13 총선 과정에서 혹독한 비판의 대상은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이었다.

운동권 하면 쉽게 시민들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義(의)의 한 글자로 설명 될 수 있다. 새벽이 올 것 같지 않았던 암울한 시대에 시대정신을 가진 항거는 두고두고 우리 민족의 자산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토끼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잡아먹더라고, 투쟁 목표(불의한 권력)가 점차 사라지자 권력의 단맛에 젖게 되어 민심을 배반하기에 이른다. 즉 사냥개의 도살과 민심의 배반은 동의어이다. 민심의 배반이란 黨同伐異(당동벌이)을 지칭하고 있다.

국민의당도 그 속성은 권력의 교만이 살아 꿈틀거리고 있었다는 다른 말이다.

한편에선 안철수 대표의 정치적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이 많다. 즉, 대한민국 사회 상황과 관련된 논문이 뛰어나 노벨상을 수상한 사람이라고 해서 정치를 잘 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가 정답이다. 정치판이 교과서적으로 통용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도 안 교수의 정치입문을 반대한 사람이었다. 성경 말씀이 아니더라도 사람은 제각각 자신의 현재위치에서 사람을 위한, 자신의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훌륭한 교수는 교수로서의 길을 걷는 것이 정치보다 더 값진 일 아니겠냐는 생각이 앞섰고, 대한민국의 천박한 정치판에서 훈장(訓長)님들이 정치인으로써의 성공 보다 상처가 깊었던 역사에서 보자면 정치의 입문은 스스로 격을 낮추는 일이었기에 반대를 했던 것이다.

정치판은 영악한 머리 검은 짐승들의 세계라 할 수 있는데 안철수 대표라 해서 예외는 아니다. 지금 그 길을 밟고 있지 않는가. 다시 강조하지만 국민의당은 태어나서는 안 될 정당이었다. 열린우리당이 견본이다. 역사가 증명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