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이부답, 혹! 기회주의자 아니신지요.
손학규, 잠룡은 무슨, 아전인수의 달인 비난도 급등

▲ 김재식 국장

대통령 선거가 19개월여 앞으로 성큼 다가오자 潛龍(잠룡) 같지 않은 잠룡들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잠룡은 공자가 韋編三絶(위편삼절), 즉 책을 엮은 가죽 끈이 세 번이나 닳아 끊어졌다고 할 정도로 애독 했다는 주역(周易)에서 나오는 말인데 머리를 식힐 겸 龍(용)들의 등급을 찾아보면 아직 물밖에 몸을 들어내고 있지 않은 무한 가능성이 있는 잠룡, 물 밖으로 실체를 들어 내 일정 지위를 얻은 현룡(見龍), 그리고 제왕의 지위에 오른 飛龍(비룡), 최고가 亢龍(항룡) 즉, 하늘 끝 까지 오른, 승천한 龍(용)이 있는데 여기서 항용유회(亢龍有悔)에 대한 풀이가 있다.

간략한 내용은 권력이 정점에 다다르면 본분을 잊고, 하는 짓이 교만해저 민심을 잃고 후회하고 만다는 것이다. 지나가는 말이지만 지금도 진행형인 나주지역 정치인들을 두고 하는 말 아닌가 할 정도의 정확한 지적이다.

요즘 한창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손학규 前 더민주당 상임고문이 정치권의 새로운 판, 그리고 새로운 그릇, 이어 삼세판론은 잠룡은커녕 항룡의 교만에서 오는, 아전인수라는 혹독한 맹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정치는 한때 자민련 시대를 제외하곤 양당체제였다. 양당체제의 병폐는 짬짜미가 가능한 구조라는 한계가 있는데 특히 꼭지 덜 떨어진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나 정부의 관료, 그리고 대통령까지 양당체제에서 권좌에 安住(안주)하면서 국민은 안중에 두지 않고 무인시대를 방불케라는 권력쟁탈을 일삼다가 마침내 지난4·13총선에서 성난 민심에 의한, 105mm 똥 포의 직격으로 맞고 만다.

박근혜 정부의 몸체인 새누리당은 이 직격탄에서 누더기가 되어 아직도 비몽사몽간을 헤매고 있다. 그런데 4·13 총선 과정에서 야당도 국민을 향한 一片丹心(일편단심)은 개뿔이고, 탐욕을 향한 혈안의 당동적심(黨同賊心)으로 분당 사태를 맞이하게 되어 그야말로 수권정당이 아닌 목불인견의 ‘꼬라지’로 줄달음질 하면서 정권교체를 여망하는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었다. 다급해진 더 민주당은 2012년 대통령 후보 경선에 실패하고, 정계은퇴를 선언 한 후 강진 토굴?에서 몸을 편이 누이고 있는, 전 통합민주당 대표이자 유력한 야당의 대선후보였던 前 손학규  상임고문에게 S.O.S를 급전한다.

이유는 물에 빠진 위기의 정권교체라는 처절한 낙망을 협심하여 좌절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인양해 주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손학규는 정치에서 ‘신’의 경지에 오른 도인처럼 소이부답(笑而不答)이었다. 웃으면서 손사래를 쳤다는 말이다. 그런데 전화위복?이라고 4·13 총선 결과는 더민주당이 전국 정당화에 성공하여 제 1당이 되었지만 호남에서 국민의당에게 쓰디쓴 참패를 당하면서 분당의 주역 ‘안철수’는 봄풀의 꿈에 흠뻑 젖어 흥분하고 있다. 드디어 군웅할거 시대가 도래 했다는 말이다.

이 틈을 놓칠세라 ‘손학규’ 은둔자가 토굴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펴면서 ‘새 판’ ‘새 그릇’ 삼세판을 들고 나왔는데, 삼세판이란 미워도 다시 한 번을, 새 판, 새 그릇은 자신을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을 이야기 하고 있다는 평인데 여기서 아·전·인·수 아니냐는, 기회주의자만의 속성이라는 비난이 쇄도한다. 4·13총선의 민의는 천하삼분지계로 이미 ‘새 판’ ‘새 그릇’ 이 완성 되었는데 지가 뭣?인지 자다 말고 뭔 뜬금없는 봉창 뚫고 있냐는 비난이다.

치국평천하는 ‘손학규’ 자신이 아니면 안 된다? 민주주의라는 21세기 사회에서는 멋진 생각이 아니다. 군자의 길, 즉 지도자의 길은 단 두 가지뿐이다. 내가 걷는 길이 옳은 길이냐? 아니면 그른 길이냐? 여기서 ‘손학규’는 자신의 길을 양심으로 묻고 찾아야 ‘욕’이 적다

4·13 총선에서 소이부답이 아닌 소이화답으로 야당의 난국 타개에 일조 했다면 그는 국민이 바라는 대통령 후보 영 순위였을 것이다. 소이화답이 정치적 도박으로 느꼈을 법하다. 망가진 판에 발을 들어놓아서는 독박뿐이란 계산이 대의명분을 죽였다면 그는 대통령 후보로서 낙제점에 가깝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 서거 7주기를 맞아 그는 ‘노무현 정신이 필요한 시대’임을 주장 했다. 노무현 정신이 소이부답이었다면 부엉이 바위 투신이 가능 했겠는가.

노무현 대통령은 그릇된 역사의 타성과 그릇된 현실과의 타협을 부정했던 보기 드문 의인이었다. 그러나 손학규는 달랐다. 4·13 총선 과정에서 그의 시대정신은 이미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다. 그는 늙어가는, 정의롭고 용감한 군인이 아니라 노회한 정치인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손자 재롱이나 즐기면서 여생을 편히 보내시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