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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개구리
전숙  |  ss82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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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호] 승인 2016.05.21  1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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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개구리 가격이 폭락하던 날 엄마는 팔푼이언니를 낳았다

그날 밤 양식장에서 탈출한 황소개구리 한 마리가 엄마 심장으로 뛰어들었다. 팔푼이언니가 조각구름들에게 놀림 받은 날은 엄마심장에 들어앉은 황소개구리의 울음주머니가 소낙비를 부르듯이 부풀어 올랐다. 감기 걸린 우물처럼 쿨럭쿨럭 범람하는 울음을 엄마는 보릿대처럼 메마른 손바닥으로 삼켰다. 마른 보릿대를 적시는 울음소리를 우리는 밤새 엿들었다. 언니가 앞개울에서 빨래방망이질을 할 때쯤, 엄마는 언니를 먼 친척 집에 식모살이 보냈다.

언니가 떠난 후 흐린 날이면
황소개구리 뒷다리 같은 근육질의 먹구름이
엄마의 여윈 몸을 휘감았다
그런 날은 전구마다 불을 켜도 온 집안이 캄캄하였다

팔푼이언니는 소박맞은 새댁처럼 세 번 쫓겨 왔다
세 번째 쫓겨 오던 날 언니는 엄마에게 악다구니를 썼다

“엄마는 식모살이 보내려고 나를 낳는가?”

그 찰나에
아, 정말 찰나였다
엄마의 심장을 야금야금 파먹던 황소개구리가 
싸움에 꺾인 뿌사리처럼 슬금슬금 뒷걸음질치더니 홀연 사라졌다

엄마는 언니를 꼭 껴안고
“오냐, 내 새끼.” 한 마디만 했다

팔푼이언니는 공장에 다니면서
엄마에게 세탁기랑 김치냉장고를 24개월 할부로 사드렸다
엄마의 황소개구리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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