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지금은 고인이 된 김영삼 전 대통령 어록에,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이 있다. 닭이란 놈은 새벽을 알리는, 상당한 신령스런 날짐승인데 이놈의 모가지를 강제로 뽑아 제친다고 어둠의 터널을 지나 반드시 오게 될 새벽, 즉 민주주의가 안 오겠냐는 의기로운 강력한 외침이었다.

그런데 나주시의 보조금 차등 지원과 닭 모가지(?)와의 무슨 연관이란 핀잔도 등장할 법 한데 닭 모가지와 새벽 즉, 민주주의라는 국가 또는 지방정부의 궁극적 목적에서 살피자면 의미가 합치 한다.

새벽을 알리지 못하게 닭 모가지를 비튼다는 것은 만인의 公正(공정)을 틀어막아 패거리들의 이익만을 도모하겠다는 권력이 추동하는 악이라면, 새벽은 만인들이 바라는 공정세상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나주시는, 나주시장과의 친소 여부에 따라 의혹이 일 수 있는 편의 차등을 두어서는 건강한 공조직이라고 할 수 없다. 즉, 나주시장은 정치인이기 때문에 모든 행정의 인과관계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려는 의식의 저하를 나주시가 나서 부채질을 한다면 나주시장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되레 독약을 처방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의미다.

강인규 시장과 나주시 농어업인회의소와의 ‘전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4년 6·4지방선거에서부터 악연이 싹 텄는데 6·4지방선거를 통해 나주시 권력을 검어 쥔 강인규 시장이 ‘농업회의소’를 불신하면서 어른답지 못한 천박한 힘겨루기가 시작 되었다.

나주시는 관련조례에 보장되어진 출연금 지급 거부를 무기로 삼아 손발을 묶고 ‘회의소’의 모든 사업을 와해 시켰다. 회의소가 명불허전이 아니라 유명무실이 되고 말았는데 당시 나주시는 출연금 대신 2천만원의 보조금을 주겠다는 사탕발림을 내어 놓는다.

이에 반발한 ‘회의소’가 회원 자체 회비로 겨우 명맥만 유지하다 지난 2월에 강 시장에게 반기를 든, ‘반 강’ 집행부가 물러나고 ‘친 강’으로 여겨지는 집행부가 새로 들어서자 나주시에서는 희색이 만연하여 추경예산에 5,300만원을 편성 지급해 주겠다고 선전을 한 모양이다.

같은 법인이고 같은 농업관련 사업인데 ‘미운 놈’들한테는 2,000만원을 주고 ‘이쁜 놈’들한테는 5,300만원을 주겠다는 나주시를 공정하다고 여기는 동색이라면 턱찌꺼기에 목 멘 견마지로들이 분명 할 것이다. 우리는 이런 부류들을 忠犬(충견)이라고 따로 부른다.

왜 이러한 문제가 일어나야 하는지는 민주주의의 다른 말이라 할 수 있는 공정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나주시장이 부정하거나 부정할 의식조차 없기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 한다. 아니면 ‘농업기술센터 소장’의 소신 없는, 권력에 대한 맹목적 충성이 원인 일 수도 있을 것이다.

나주시가 추경에 세워 주기로 한 5,300만원을 어디에 사용 할지를 나주시에 묻자 선진지 견학이나 농업관련교육 등의 사업비란다. 선진지 견학 등, 교육을 나주시가 알아서 하면 될 일이지 굳이 ‘회의소’의 지원 추경을 세운 이유에 대해서는 꿀 먹은 벙어리다.

그 속내를 짐작하자면 내 편?이 될 것 같아서 일 것이다. 내편을 삼을라치면 심덕으로 덕망을 쌓아야지 시민혈세로 생색내기라면 그 심보 또한 고약하기는 梁上君子(양상군자)와 다름없다. 누가 그러한 마음에 선뜻 곁을 내어 주겠는가.
 
공정치 못한 사회의 악폐는 일일이 지적 할 수 없지만 한 가지만 더듬자면, 약육강식이라는 동물적 본능이 꿈틀되면서 사회 또는 공조직을 줄 세우기에 내 몰아 반드시 공동체의 서로 응함(和)을 허물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나주시의 위상이나 사람의 질서가 개판이 되어가는 가장 큰 이유가 공정치 못한 편법이 횡행하기 때문이다.

의식 없는 사회 지도자들의 가장 큰 위험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아야 우리의 뒤를 따라 걷는 청년들이 길을 바르게 걷게 된다는 것을 무겁게 여겨야 한다.

다시, 닭 모가지에서 깊은 지혜를 얻기를 권한다.

닭 모가지를 잡아 비트는 손아귀 힘이 영원불멸 할 것 같은 착각은 권력이란 의자에 몸이 있는 순간뿐이다. 盛者必衰(성자필쇠)라는 말이 있다. 무성했던 잎사귀는 찬바람이 불면 필히 쇠잔해 진다는 의미다. ‘있을 때 잘’ 하라 라는 유행가는 만권의 책에서 얻을 수 없는 진리이다.
 
의심하는 순간 나락은 멀지 않다. 있을 때 정말 잘 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