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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목 꽃잎의 무게에 대하여
전숙  |  ss82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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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6호] 승인 2016.05.13  17: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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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을 잃고 하염없을 때
태산목이 전화도 없이 꽃을 들이밀었다
향기와 후각세포가 손깍지를 끼고
재채기처럼 그리움을 쏟아냈다

진료소에 월송양반이 급하게 들어섰다. “아이고 가슴이 절려죽겄당께라. 밤새 삼순이가 첫배로 암송아지를 낳구만이라. 나가 하도 이뻐서 송아지를 살풋 만져봤드만 오메, 지 새끼 어디로 데리고 갈깜시 그란지 푸사리처럼 코를 핑핑 불어대면서 대가리로 나를 마구 들이받더랑께라. 참말로 죽는 줄 알았어라. 그리 순하던 것이 하도 포악을 떨어서 단단히 묶어났구만이라.”

청상으로 어린 것들과 살길 막막하던 금성아짐은 밭 두 마지기에 씨받이를 자청했다고 했다. 고추 둘 떠나보낸 뒤에 한평생 가슴 속에 맷돌 두 덩이 달고 살았다며 가슴을 열어 보여주었다. 맷돌의 무게에 아짐의 굽이치는 갈비뼈는 주몽의 활시위처럼 깊숙이 휘어져 있었다.

요 며칠 외양간 지붕 위로 하롱하롱 날아 내리던 태산목 꽃잎이 오늘은 웬일인지 천근처럼 무겁다. 이웃인 태산목은 해갈이 때마다 삼순이의 가슴에 맷돌 한 개씩 매달리는 것을 보게 되리라. 오월이면 되짚어올 저 꽃잎도, 나이 들수록 맷돌 한 눈금씩 눈물 무게를 늘려 가리라. 언젠가 그 무게에 외양간 지붕이 폭삭 내려앉아 삼순이와 꽃잎이 얼싸안고 한바탕 통곡하는 소리, 기어이 듣게 될 것만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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