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이 분풀이 얼룩 쉽게 지워질 것 같이 않아 지역사회걱정
어른이 없는 나주시, 왜 어른들은 어른 되기를 스스로 포기 했을까?

▲ 김재식 국장

4·13 총선이 끝난지 2주가 넘었지만 여진은 계속 진행형이다.

선거 운동을 법적으로 할 수 없는 나주지역 일부 조합장들이 특정인의 당선을 위해서 필승 결의 대회를 통한 선거운동을 했다며 나주경찰에서 불법선거운동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다.

문제의 핵심은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법이 정하는 방법을 통해서 지지나 반대의사를 밝힐 수 있다. 하지만 살아온 날들 보다 살아갈 날들이 훨씬 부족한 사람들이 한풀이 아니면 분풀이의 일환으로 불법 선거개입이라면 그 지역의 염치는 오뉴월 개 밥그릇과 차이가 없다.

어른은 죽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일깨워야 어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선거판에 몸을 담가 어른 되기를 포기 했다면 그 인생은 성공이나 실패가 아닌 무의미가 정답이다.

제 멋에 겨운 것은 바람 따라 춤추는 봄버들이다. 사람사회의 건강성을 생각하지 않고 내 것 먹고 내가 하는데 웬 참견이냐며 핏대를 세운다면 제 멋에 겨워 혼자 추는 춤이 맞다.

이러한 부류들이 지역사회에서 노른자위를 차지하고 똬리를 틀고 있다면 후인들이 무엇을 보고 배우겠는가. 또한 호랑이 무서워 모여 살겠는가, 내 밥 먹지만 행위는 이목을 두려워해야 비로소 사람의 길을 걷는 것이다. 

사람의 기본 소양을 두 글자로 요약한다면 바로 廉恥(염치)다. 체면을 차릴 줄 알고 부끄러움을 안다는 말인데 체면은 사람이 사람을 대할 때의 떳떳한 도리를 일컫는다.

대한민국 선거 과정은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천박성을 가지고 있다. 나주와 같이 속 좁은 지역 일수록 천박의 속성이 잘 들어나고 있는데 정치적 이념이나 신념과 상관없이 주홍 글씨라는 낙인에 올인 하는데 그 목적은 동물적 한풀이, 분풀이 그리고 갓끈의 그리움이라 할 수 있다.

이번 4·13 총선에서 나주의 고질적인 치부를 유감없이 날것 그대로 드러낸 사람들이 많다.

전혀 부끄러움을 두려워하지 않은 사람들인데 자신이 과거 머물었던 자리가 그리 말끔하지도 않다. 직설하자면 자식과 같은 후보를 위해서 견마지로 즉, 개나 말과 같은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겠다는 필승결의를 보고 승과 패를 떠나 의식 있는 지역민들이 무슨 생각을 했을까를 가슴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이 정치적 야망을 가지고 있다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러나 남이 장보러 가는데 갓을 한껏 멋지게 비껴쓰고, 바지게 까지 지고 따라가는 70세와 60세들이 판치는 나주 지역사회라면 당사자들이 걱정되고 염려스러운 것이 아니라 자라나는 청춘들이 심히 걱정스럽다.

君子大路(군자대로)라 했던가. 사람은 당당해야 한다. 무엇이 당당한 길인지를 묻고 찾지 않는다면 주머니 없는 옷을 입고 떠났을 때 남은 것은 그놈 참 잘 죽었다 이다. 사람이라는 인두껍을 왜 두려워해야 하는지 앉고 눕기가 자유로울 때 깊은 사색이 있어야 한다. 왜 야반삼경에 빗장 고리를 만져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시, 청춘이 아름다운 것은 시행착오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시간이 넉넉하기 때문이다. 70에 '욕'이라면 돌아 나올 길이 없다.

蓬生麻中(봉생마중)이라는 말이 있다. 삼밭에 난 쑥이라는 뜻인데 현대판으로 풀자면 사람은 자리를 가리 줄 알아야 한다고 할 수 있다. 목구멍이 아무리 포도청이라도 길이 아니면 걷지 않은 것이 인격에 최고의 보약이다. 거친 밥 먹고, 냉수마시고 팔 베게 하고 누워있으니 세상사 즐거움이 여기에 있구나에서 어제를 반성 하시길들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