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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사진관
전숙  |  ss82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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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호] 승인 2016.04.29  16: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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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고향 나들이에서
오래된 사진관의 윈도우를 들여다본다

먼지구름 이불삼아 꾸벅거리던 사진도 윈도우 밖의 나를 내다본다. 다섯 살 무렵 읍내 유일한 사진관에서 아버지와 찍은 사진이었다. 아버지는 내 작은 손을 꼭 쥐고 있었다. 불룩 솟은 푸른 힘줄이 내 손을 감고 있었다. 옷차림도, 표정도 그대로인데 피부만 저녁노을에 누렇게 타고 있었다. 사진은 언젠가 되돌아가 끌어안듯이 중첩되고 싶은 의지다. 사진이 붙들고 있는 시간들이 콸콸콸 내게로 흘러들었다. 아버지의 자전거 앞자리에서 깔깔대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유리가 반듯하게 접은 시간이
삼십대의 아버지와 다섯 살의 나
삼십대의 나와 다섯 살 내 아들의 데칼코마니를 만들었다
닮기 싫은 상처에서 시간이 엉겼다

아버지는 도시의 이방인이었다. 가족의 생계를 어머니에게 떠넘긴 아버지, 늘그막에 폐암에 걸려서도 그까짓 담배 하나 못 끊는 아버지와 나는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포개진 부자의 손을 보자 윈도우가 흐려졌다
막아선 유리창이 뿌옇게 흐리다가 녹아내렸다
아버지와 나의 시간이 손을 잡았다
아버지와 나의 상처가 포개졌다
내려앉을 곳 없는 민둥산을 헤매는 적막한 바람이 보였다
순간 내 손에서 푸른 힘줄
한 가닥 불룩 돋아나 아버지의 손을 휘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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