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소신이 없는 정치인이라면 이미 정치생명 종쳐
이해득실에 따라 오락가락 위험한 장난질, 시민들 그 책임 물어야

▲ 김재식 국장

선거철만 되면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이 합종연횡이다.

이 합종연횡은 국가의 존립을 위한 계책인데 요즘은 한국의 후진적 정치판에서 일어나는, 정치철새들의 막장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다보니 시민들은 그 폐해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둔감하다. 정치판이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서 도둑놈들의 집단으로 매도당하는 일과 전혀 무관하지 않는데 국민이 임시로 쥐어준 권력인데도 높은 놈이나 낮은 놈들이 그 권력이 제 것 인양 이해득실에 따라 갈팡질팡 오락가락하는 갈지자걸음을 걸으면서 일신의 영달에만 목을 매다보니 도둑놈 심보라는 비난이 거칠 수밖에 없다.

나주시의회 시의원 3명이 4·13총선은 코앞에 두고 더불어민주당에 복당을 했다. 좋은 말로 복당이지 저쪽에선 볼 때에는 변절을 한 것이다. 이들의 시의원 이력은 김판근 3선, 이광석 2선, 장행준 2선이다. 공교롭게도 모두다 2012년 4월 총선에서 당시 최인기후보가 컷오프 대상이 되자 ‘임 향한 일편단심’을 외치며 더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을 탈당한다. 최인기 후보라는 임에게 충성을 맹세한 것이다.

이후 2014년 7월 재선거에서 절치부심, 와신상담하며 정치 제기를 노렸지만 당시 신정훈 후보에게 최 후보가 경선에서 고배를 마시자 주인 잃은 고단한 신세가 되었다. 이후 20대 총선을 앞두고 밥그릇 싸움 여파로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야당이 쪼개지자 가자미 눈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승승장구 할 것 같이 득세하자 한편에선 국민의당으로 갈 것?이라는 점괘가 우세했다. 최인기의 동지들이 대부분 국민의당으로 이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의당이 겉은 새것이지만 구성이 헌 것으로, 즉 구태를 보여주면서 내리막길을 걷자 가자미눈의 현실은 될 ‘놈’으로 급속히 바뀌어 적의 품에 안기게 되었다는 세간의 평이다.

그들에게 반대급부는 우선 김판근 시의원의 나주시의회 의장이란 당찬 꿈일 것이다. 남가일몽일지는 모르겠지만 외견상으론 3선이란 차수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다. 다른 두 사람의 2선이란 차수는 2018년의 지방선거에 대비한 보험적 성격이 짙다.

촐래를 바로 불자면 정치라는 원대한 소신과 철학은 개차반이 되었다는 의미다. 눈치가 빠른 사람은 절간에서 가서도 젓국을 얻어먹는다는 속담에 비추어 본다면 그들만 타박 할 수 없겠지만 그들의 배신?의 변을 듣자면 소가 웃을 일이다. 옮기자면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서 더민주당이 현실적 대안이며 분열된 야권의 뭉침’이란다.

무소속으로 야권을 분열시킨 ‘최인기’ 후보의 忠卒(충졸)을 자처하더니만 돌변, 반색하면서 더민주당과 함께 지역발전과 정권교체의 희망의 전도사가 되겠다는 항복문서를 신정훈 의원에게 고이 받친 것이다. 정치판에서 멀찍이 비켜선 최인기 前장관 입장에선 권력의 무상함을 곱씹으며 머리 검은 짐승들을 생각 했을 법하다.

兎死狗烹(토사구팽) 즉, 토끼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삶아 먹게 되어있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가장 천박한 습성 중 좋은 본이다. 또한 의식이란 사람만의 고귀함을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는 부분에서 사람사회의 큰 해악이다. 더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 더 건강한 정당에 몸을 담게 다는 것을 시비하자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자기반성이란 전제가 따라야 한다는 의미다. 공인은 반드시 公義(공의)에 투철해야 한다.

이러한 바탕이라면 見利思義(견리사의), 즉 눈앞에 이익이 보일 때 의와 불의를 반드시 가려 취하게 되어 있다. 이러한 선비라면 시민들은 충분히 시민의 권리를 위임해 줄 수 있다. 그러나 그 반대라면 망건 쓰고 세수하는 꼴에 누가 마음을 나누어 주겠는가.

엎질러진 물에서 지혜를 찾길 바란다. 공자에게 정치를 묻자 正(정)이라고 간단명료하게 가르친다. 이 正 자 하나만 보듬고 간다면 만사형통이다. 그러나 모사에 능 하려는 노력이라면 더 이상 볼 장이 없다. 유념 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