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政治(정치)는 正(정)이라는 ‘공자’의 가르침이 크게 일그러지고 있는 시대다. 남들은 철새라 부르지만 자신은 소신이라고 우기는, 前 대권 후보자였던 ‘정동영’의 국민의당 입당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는 국민의당에 입당 한 후 “기호 3번이 김대중·노무현의 적통을 잇는 분들이다 국민의당이 광주·전남·전북을 석권하자”라며 호남 자민련을 강력히 추동하고 있다는 인상이 깊은데 호남이 자민련과 같은 수순을 답습하거나 전락한다면 호남이란 의향(義鄕)은 전설이 되는 것이고 후인들에게 두고두고 손가락질은 보나마나다.

여기서 嫡統(적통)이란 본처의 맏아들을 일컫는 말인데 정상적인 어느 맏아들이 자기가 태어난 종가집이 비가 센다고 뛰쳐나와 우세 거리로 만들 수 있겠는가. 과거 열린우리당이 지금 국민의당과 같은 행보를 보이다가 ‘폐족’을 자청 했었고, 그 여파로 불통명박 정권에 연이어 박근혜정권이 탄생하게 된다. 극우에서 말하는 잃어버린 10년을 극우세력이 다시 찾게 되었는데 여기서 역사적 반성이 전혀 없는 야당정치인이라면 권력욕에 사로잡힌 질 낮은 정치인이 분명하다.

지금 호남인의 선택은 악과 선이라는 양자택일이 아니다. 즉 더민주당이 선이고, 국민의당이 악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실질적으로 보편타당한 사회 상식이 통할 수 있는 정권의 탄생의 지근거리에 국민의당은 아니라는 의미인데 김대중, 노무현으로 대변되는 민주 야당의 赤子(적자)를 자처할 수 없는 근본의 한계에 있다. 즉 사이비라는 직설이다.

지금 유력한 수권야당을 분열시켜 뛰쳐나온 정치인들의 비밀 같지 않은 비밀은 국회의원이란 권력의 단맛을 놓치기 싫다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지난 26일 더민주당은 분열 전 새정치민주연합 시절에 조사 작성한 공천 부적격자들의 명단을 발표 했는데, 그 명단에는 호남에 지역구를 둔 탈당한 인물들이 있는 모양이다. 까마귀 날자 배가 떨어진 것이 아니라 이미 국민 눈높이에 함양 미달된 인물들이었다는 이야기다.

나주·화순지역에서도 국민의당의 명패로 출사표를 던진 사람들 중에서도 ‘손금주’ 예비후보만 유일무이하게 참신과 신선 일뿐, 정치적 단맛을 제대로 아는 사람들 즉 낡은 사람 일색이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부분은 특히 ‘나주 국민의당’의 앞날이 그리 썩 밝지 않다는 의미도 숨어 있다.

또한 추종하는 사람들도 일부분을 제외하곤 오십보백보다. 그중에서 ‘나는 아니요’라고 항변할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 한 가지만 보더라도 분당이란 당위성이나 대의명분을 전혀 찾아 볼 수 없다는 것을 극명하게 증명하고 있는데, 야당의 대통령 후보였던 ‘정동영’의 영입도 전자들과 전혀 다르지 않다.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는 것은 진리다. 대선 패배 후 미국에 있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있자 탈당해서 득달같이 출마한 ‘정동영’을 보고 세상 사람들이 아름답게 생각할리 만무하다.

‘야당 정치가 비루하고 코미디가 된 것 같다’는 ‘손학규’씨는 보기 드문 대인이자 선비이다. 그들 보다는 훨씬 더 아름답다는 이야기다. 다시, 군자는 불기(君子不器)에서 정치를 하겠다는 자신을 철저히 되돌아 봐야 한다.

‘군자는 그릇이 아니다’라는 의미를 정확히 알고 정치를 한다면 그나마 민폐는 줄어 들것이다. 그러나 그 반대라면 권력만 있지 책임은 짊어지지 않은 불한당이 되기 십상이다. 아니 불한당이 될 개연성이 아주 농후하다. 싹이 이미 노랗다는 의미다.

비루하고 코미디가 된 정치, 정치인 모두에게 분명 책임이 있지만 호남인은 여기에 동조해서는 안 된다. 개미와 배짱이의 우화가 불현 듯 생각난다. 언제 그들이 개미처럼 부지런지 호남을 위해서 진정성을 가지고 발품을 판 적이 있냐는 물음 앞에 궁색이 정답이다.

배짱이처럼 표의 동냥에 우호적 생각이라면 우리는 영원히 니꾸사꾸가 되는 것이다. 호남은 愚公移山(우공이산)에서 길을 물어야 한다. 우직한 사람만이 산을 옮길 수 있다는 것은 불변이다. 오락가락과 奸人(간인)의 종착점은 오직 사망뿐이다. 역사를 무섭게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