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花鬪(화투)가 우리나라에 전래된 역사는 그리 멀지 않다고 한다. 조선조 시대에는 화투와 형태가 다른 鬪?(투전)이 성행하여 민생에 지대한 악폐가 자심하자 관아에서 잡도리를 하였지만 근절이 쉽지 않았다는 것은 오늘과 다르지 않다.

또한 타짜(?)들이 생면부지의 喪家(상가)에서 문상객을 가장하여 돈을 후려내기도 했다는데 이러한 사기도박 역사(?)가 화투로 면면이 이어져 20여 년 전만 해도 시골 마을의 상가에서 문상객을 가장한 전문 구라 '꾼'들을 끌어들여 한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기가 일쑤였다.

이후 화투놀이가 변형을 거듭하더니만 고스톱이 탄생하게 된다. 이 고스톱의 가장 큰 메리트는 '쓰리고'와 패색이 짙는 사람이 일명 '쇼당'을 불러 일거에 판을 무효화 시키거나 '쇼당'에 응하지 않은 사람이 勝(승)하지 못했을 경우 자신은 면책을 받아 손해를 입지 않아도 된다. '쇼당'이란 일본말은 상담이라는 의미다. 여기서는 '광팔이'도 있다.

그런데 선거판에서도 불량한 '쇼당 쟁이'들과 '광팔이'들이 넘치기 마련인데 '돈' 아니면 설명하기 힘든 사태가 바로 2014년 나주시장 선거판이었다. 이 선거에서 가장 많은 볼거리와 蜚語(비어)를 제공 했던 '김모'씨가 2016년 4월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나주·화순 국회의원 예비후보(국민의당)로 등록하자 호사가들의 입방정이 신바람이 일고 있다.

갈래의 說(설)을 집약하면 '쇼당' 의혹이다. 나주·화순 국회의원 예비후보자로 선관위에 등록한 사람은 12일 현재 8명이다. 새누리당 1명, 더 민주당 2명, 그리고 국민의당 3명, 무소속 2명이다. 특히 이 중에서 '김모' 예비후보 등록의 의미가 무엇일까에 시민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의 정치이력을 살펴보면 1991년부터 2016년, 25년간 도의원, 나주시장 그리고 2016년 4월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 이렇게 합치면 무려 8번을 선거판에 출마 했거나 기웃거렸다. 그의 현재 승률은 7전 2승 4패 1기권이다. 앞으로 몇 판이 더 남아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오늘도 '승'보다는 '패'가 더 해질 가능성에 많은 무게가 얹어진다.

이 기권이 2014년 나주시장 선거에서 일어났었는데 당시 임성훈 무소속 나주시장 후보가 연설하는 연단 밑에 다소곳이 서 있는 모습은 의혹의 센세이션(sensation) 그 자체였다.

왜? 그는 노구의 수고로움을 감수하면서까지 갓 쓰고 바지게 지는 꼴사나운 모습을 연출해야 했는가에 대한 시민들의 평은 냉혹했었다. '수염이 열자라도 먹어야 산다'를 증명하는 '선수'에서부터 '쇼당'의 달인, '광팔이' 전문이라는 의혹이 일어 나주시 저자거리의 이야기꽃의 중심을 가르고 있었다.

천년을 산다는 鶴(학)이 그 고고한 자태를 잃지 않는 것은 창자가 항상 비어 있기에 가능하다고 한다. 배부름 찾아 끝없이 뒤척이는 돼지는 고고한 척 할 수도 없다는 상대적 정신의 표징이다. 어느 누군들 흔들리지 않고 사람의 길을 곧게 걸을 수 있겠는가만 내가 중심이 아닌 이웃을 중심에 두고 나를 봐야 덕이 쌓이게 되어 있다. 아니면 실덕은 보나마나다.

불교에서는 三毒(삼독)을 철저히 경계한다. 현실적으로 풀어 본다면 인간은 욕심에 의해서 어리석게 되고 성 내게 되어 있다는 의미다. 채워지지 않은 배 속의 허전함이 동물적 행위를 추동하게 되는데 당당한 사람이라면 강하게 부정해야 된다는 교훈도 있다. 당당했던 한때 그의 과거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안타가워 하는 이유다. 권력욕심이 사람을 변하게 했는지 아니면 나이가 사람을 변하게 했는지는 오직 본인만 알 뿐이다.

여기서 '공자'가 이야기 하는 나잇값을 보자면 한층 사람의 길은 명확해 진다.

청춘이 아름답다는 것은 시행에 대한 착오를 바르게 교정할 수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육십을 넘어 권력과 재물을 신외지물(身外之物) 즉, 자기 몸 밖의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면 다툼과 분쟁은 멈출 날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인생 칠십에 분란의 가중이라면 그 인생은 실패와 크게 다를 게 없을 것이고, 누가 존경이나 흠모를 하겠냐는 무서운 질책 앞에 나이의 무게를 생각해야 한다.

'쇼당'을 위한 '쇼' 그리고 '광팔이' 의혹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어른은 죽어 후인을 훈육한다는, 사람만의 '유종의 미'를 우리 모두 잊지 말아야 한다.

사람은 무엇을 남기고 갈지가 문제다. 염치를 가져야 무엇을?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