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금산에 올라 한 사내를 본다
혼자 달리는 일이 얼마나 외로운 일인지
심장이 터지도록 울고 가는 저 사내
울음소리가 목숨의 무게인 저 사내
큰칼 같은 멍에가 목울대를 짓누르는 저 사내
들메끈 친친 옭아매고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저 사내
달빛만이 친구인 저 사내
바다의 믿음 같은 저 사내
세상을 채우는 울음으로 안아주고 싶은 저 사내
바람과 구름을 가슴에 품은 저 사내
바람과 구름이 젖지 않도록 속도가 필요했을 것이다
달리다보면 온몸이 울음통이 될지라도
소리치며 달려야한다
휘몰아치는 소리가 사내를 견인한다
그 끝자락이 허공에 흩어지는 적막일지라도
사내는 멈출 수가 없다
피고랑처럼 스스로 울음이 되어 흘러내린 사내

울음의 날갯죽지에서 날개가 돋아났다
흰 거품 깃털들이 사내를 들어올렸다
세상에서 가장 큰 울음은 붕새의 날개 치는 소리였다
그가 들어올린 세상이 얼마나 뜨거운 미래인지를
그가 벗어두고 간 날개의 울음소리를 듣고서야
바다는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