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 없는 행정이 부른 시민과 공무원들의 수난
豚(돈)은 豚(돈)과 통한다?

▲ 김재식 국장

조용하던 세지면이 벌집을 건드려 놓은 것처럼 왁자하다. 나주시를 향한 비난의 화살도 거침없이 쏟아지고 있는데 세지면 오봉리 산 24번지에 있는 6514㎡(2,150평) 규모의 식용 닭 가축사육 농장이 마을 주민들도 모르는 사이에 돼지 사육업으로 지난 11월 17일 변경허가가 났기 때문이다. 세지면민들은 강인규 시장 퇴진운동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인데 나주시의 원칙 없는 행정이 부른 귀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세지면에서 일어난 대단위 집단민원은 나주시에서도 충분히 사전에 예견 할 수 있었던 일인데 일사천리로 변경허가를 내준 나주시의 적법(?)하다는 주장을 그대로 믿을 시민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유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자면 나주시에서 적법하게 허가를 득한 100억 원대의 광역 친환경농업단지 조성사업이 소신 없는 공무원들의 눈치 보기로 좌절 되었는데 눈치를 보게끔 만든 장본인이 나주시장이라 할 수 있다.
 
전임 임성훈 시장의 행정행위를 단순 민원을 빌미로 무력화 시킨 초유의 사태에서나 나주시의 작동 시스템에서 살펴본다면 세지면의 돼지사육 변경허가는 관련부서의 과장이나 팀장의 행정적 판단만으로 처리 될 상황이 전혀 아니라는 시민들의 중론이다.

공무원들의 몸보신이라는 경험칙과 생리상 2천여 평이 넘는 돼지사육 허가에서 필연적으로 따라붙게 되어 있는 집단 민원에 의한 엄청난 파장은 불을 보듯 뻔 한데 그만한 힘을 가진 윗선의 오더 없이는 언감생심이라는 공무원 세계의 진단이다. 이 진단이 오진이 아니라는 정황은 여러 군데에서 감지되고 있다.

나주시에서는 찬미농장측이 요구한 가축분뇨배출시설 변경이 완료 되었다며 관련 준공허가를 해 준다. 이 준공허가를 기준으로 축산과는 변경허가 신청을 수리하는데 이부서 또한 팀장이나 과장의 자체적 판단과 검토로 법적 하자가 없다고 덜컥 돼지를 사육해도 좋다는 허가를 내어줄 수 없었다는 것은 물어볼 필요조차 없다.

나주시는 가축사육에 대한 관련조례를 운영하고 있는데 마을 주택과 이격 거리가 오리나 돼지사육의 경우 700m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가 되고 있는 육계사육장은 조례제정 이전에 사육허가를 받은 곳이기에 소급해서 관련 조례의 구속을 받지 않았었는데 돼지 사육으로 변경허가의 절대조건인 가축분뇨배출시설 변경 허가과정에서 조례의 적용 검토가 전혀 없었다는 황당한 행정을 하게 된다.

나주시의 해명은, 오리나 돼지 사육에 의한 주택과의 이격 거리는 신규가 아닌 가축 분뇨 배출시설 변경이라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정상적인 행정인지를 묻자 어려운 답이라며 직답을 회피했는데 근본적인 문제, 즉 외부 힘의 작용에 함구 하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공감하는 분위기이다. 쉽게 말해서 나주시장이 원칙을 지켜줘야 하는데 원칙의 부재가 몰고 오는 공무원들의 수난시대에 살고 있다는 한숨이다.

팀장이나 과장쯤이면 水戰(수전)부터 시작하여 공중전 까지 몸으로 때운 사람들인데 스스로 죽을 구덩이를 파겠냐는 되물음에서 나주시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 난맥상을 알 수 있다. 또한 공교롭게도 나주시장은 돼지 사육업에 성공한 사람이다.

세지면민들의, 이구동성으로 豚(돈)과 豚(돈)은 상통 했을 것이라는 비난은 멀지 않아서 그 실체가 들어나게 되어 있는데, 2천여 평의 돼지사육 변경 허가에서의 의혹 행정으로 민원을 발생케 한 공직자들이 인사 상 불이익의 여부를 보면 알게 되어 있다는 이야기다.

나주시는 소통이 잘되고 있다고 춤춘다. 누구하고 춤을 추는지는 모르겠지만 소통은 창조가 아니라고 큰 소리 쳤던 나주시장의 무지에서 앞날이 ?然(암연)하다. 공직자들이 창의적으로 일 할 수 있도록 배려하여야 것도 나주시장의 큰 임무이다.

나주시장이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시정을 이끌고, 공직자들의 적법한 행정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방패막이가 되었을 때 공직자들은 시민을 위해서 헌신 할 수 있으며, 그 공과) 가지고 인사에 반영한다면 어느 누가 떼 지어 반발을 하겠는가. 이번 세지면 집단민원 사건에 대해서 힘의 작용에 대한 시민들의 의구심을 풀어주기 위해서도 나주시장의 진지한 해명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