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지난 12일은 대한민국에서만 찾아 볼 수 있는 기이하고 특별한 날이다. 테러 등의 국가 비상 상황도 아닌데 경찰들이 권총을 휴대하고 수능 시험지를 배송하는 현장을 경비하는 보기 드문 일에서 찾아 볼 수 있듯이 시험지 몇 장으로 인생의 전도가 엇갈리고 마는, 대한민국 모든 청소년들에겐 엄청난 고통의 시간이기도 하고, 안타깝지만 천박한 학벌공화국의 현실이기도 하다.

또한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을 둔 모든 학부모들의 심적 고통과 자식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극해 달한 때이기도 한데 나주시가 수능시험을 치르는 나주시 공직자 자녀들에게만 나주시민의 세금으로 1,350,000원 어치의 찰떡과 초콜릿을 구입하여 90명에게만 수능시험의 높은 점수를 기원해 주기 위해 나누어 줬다고 해서 강인규 나주시장 자질까지 들먹이며 소란하다.

언제나 다름없이 나주시는 눈 감고 아웅 하는, 문제없다는 변명이지만 그들에게만 금 숟가락을 물려주려는 짓거리 아니냐는 비난이다. 강인규 시장은 나주시민들이 잘 알다시피 청소년 시절에 생활환경이 곤란하여 두번의 시의원 당선까지는 초등학교 졸업장이 국가에서 준 마지막 문서이다.

이후 중·고등 과정은 널리 알려진 바가 없고 작년 지방선거에서 초당대학교 졸업장이 등장한다. 즉 본인이 의식하고 있든 없든 어찌 보면 학벌이라는 한국사회의 병폐를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에 대학 졸업장이 필요했을 법하다.

그런데 자신이 겪었던 학벌이라는 과거의 아픔에서 전혀 학습이 안 된 나주시장이기에 오늘과 같이 법적으로 문제가 클 수 있는, 공무원 자녀들에게만 찰떡 격려가 작년에 이어 발생 했다는 의미다.

나주시와 같은 도농지역에선 본인들의 생각하곤 약간의 거리가 있겠지만 공직은 신의 직장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신분과 직장의 안정에서 보듯 자녀들의 사교육이나 공교육도 서민들과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나주시장이 찰떡을 들고 어려운 이웃들의 수능 수험생들을 찾아 격려를 해 주었다면 자신의 삶의 궤적과 부합하는 일이기에 지역시민들의 칭송이 자자했을 것이다. 역시 끼니가 간데없었던 사람이지만 어렵게 뜻을 이른 사람이기에 뭔가 달라도 확실히 다르다는 박수 말이다.

그러나 그와 반대라면 나주시민의 선택은 크게 잘못되었다는 손가락질이 심해 질수 있다. 문제의 줄기를 따라가 보면 작년 지방선거 당시에 강인규 후보는 나주 지방선거 유래 없이 정규학력에 대해서 파상적인 공격에 시달리게 된다.

이러한 선거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강 후보 자녀가 영산포 오일장 유세에 등장하는데 울면서 시민들에게 호소하길, 배우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배우지 못한 강인규 후보의 恨(한)에 돌팔매질이 웬 말이냐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에 와서 그때 상황을 재연해 보면 당시의 눈물은 악어의 눈물처럼 의미가 퇴색 되고 만 것이 공무원 자녀들에게만 준 수능 격려 떡이다.

나주시에서 지난 12일 날 수능에 응한 청소년들은 726명인데 90명에게만 높은 점수의 격려라면 부익부와 빈익빈을 양산하려는 못난 나주시장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자신이 돈이 없어 학벌의 고난을 겪었다면 반드시 그 고난에 처한 수험생이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찰떡에 소외된 학부모들의 원성이 차차 높아지고 있는데 개구리는 올챙이 시절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인간의 못된 성질을 날 것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나주시장은 나주시의 나주시장이 되어야지 공무원만의 시장이라면 편향이 불러오는, 천박한 의식이라는 비난은 두고두고 따라다닐 개연성이 아주 높다.

어느 누가 이러한 일을 기획했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그 좋은 머리들을 시민들을 위해서 사용해야지 끼리끼리 찰떡 나누어 먹자는 잔머리에 나주시장이 끄덕 거렸다면 큰일 낼 조직이 틀림없는데 이러한 일이 일어 날수 있었던 배경은 시민들은 안중에 두고 있지 않다는 설명도 가능하다.

이쯤에서 무릇 정치는, 공과 사를 구별 못하면서 시민들의 관용을 바라지 말아야 하고, 민심을 현혹하여 자신의 욕심을 쫒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기본소양이라고 말 할 수 있다. 다시 강조 하지만 학식의 여부는 사람사회의 중요한 덕목이 될 수 없다.

또한 부끄러운 일은 더더욱 아니다. 그러고 지도자의 생각 없는 일탈이 시민사회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깊게 고려하여 우를 범하지 말아야 평천하는 몰라도 수신은 된 사람이라는 박수를 받게 되어 있다. 얼마나 소신과 철학이 없는 지도자이기에 찰떡을 공무원 자녀 수능 격려로 나누어 줄 수 있다는 말인가. 그들은 ‘적자’이고 나머지는 ‘서자’인가? 그러다 벌 받게 되어 있다. 시민 혈세를 공짜로 여기고 인기 영합을 위해 특정인들에게만 찰떡 돌렸다간 법정에 서야 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