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나주축협이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나주시 축산인들의 권익을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될 축협이라는 조직이 특정인의 장기집권에 따른 전횡으로 생산자 단체라는 존재가치를 부정케 할 정도의 썩은 냄새를 풍기고 있었는데 그 실체가 서서히 드러날 기미가 보이고 있다.

농협중앙회에서는 풍문으로만 떠돌던 나주축협의 부패 등에 대해 고강도 감사를 진행한 결과 전준화 전)조합장 체제에서 해두루 오리사업에서만 외형적으로 43억여 원의 손해를 나주축협에 끼쳤다는 감사결과를 통보하고 사정당국에 고발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외형적 43억 원이란 겉으로 드러난 손해액이고, 검찰고발이 현실화되고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 된다면 나주축협 측에 끼친 손해액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인데, 어림잡아 70억 원이 넘을 것이란 이야기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이런 문제의 핵심 당사자인 전)조합장은 현재 캐나다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도피설?이 발 없는 말이 되어 천리를 달리는 형국이었는데 오는 20일을 전후로 귀국하여 조합 측과의 회동을 통해 자신과 주변부들에게 돌아올 화를 미연에 방지 하겠다는 셈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기서 시민들의 관전 팁은 김규동 현나주축협 조합장의 부패 척결 의지이다.

나주축협이 시민들에게 신뢰받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최대공약수는 잘못된 조직의 체질을 개선하는데 있다. 체질을 바꾸기 위해선 농협중앙회에서 감사 후 지적사항의 사실 여부는 반드시 사법적으로 가려져야 확실한 처방전을 만들 수 있는데 여기에 사바사바가 비집고 들어와 유야무아라면 적굴속의 통속들 이라는 비난은 두고두고 조합장 자격의 화근이 될 수 있다.

김규동 축협 조합장은 자수성가한 사람으로 시민들은 알고 있다. 즉 과거의 살아왔던 방식의 삶의 일정 부분이 인생성공이라는 자평의 방정식을 공인으로서의 삶의 방식에 적용해서는 반드시 실패 하게 되어있다는 부분을 놓쳐서는 안 된다.

검소하고 부지런하여 돈을 모우고 자식을 바르게 이끄는 일은 부부 두 사람의 지극한 노력이면 넉넉한 일이고도 하고 그런 과정에서 됨됨이의 이웃들 호불호의 평가는 큰 의미가 없다. 그러나 공인으로서의 길은, 제갈공명이 울면서 마속의 목을 쳤다는(泣斬馬謖읍참마속) 고사에서도 잘 알 수 있듯이 그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대의를 위한 어렵고 무거운 결정을 회피해서는 사람사회가 온전할 리 만무하다.

집안 살림과 크게 다르다는 의미다. 또한 올바른 조직을 위한 결정에 젬병 노릇을 스스럼없이 한다면 시민들을 우롱하는 행위가 분명하다는 소리도 높다. 다시 제갈공명에서 답을 만들어 보자면, 공과 사의 분별은 모든 지도자의 최대 덕목이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약간 초점이 빗나간 이야기지만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자식들이나 형제들 그리고 재벌 총수들이 검찰청 문지방을 처갓집 골방 들락거리듯 하는 것은 공과 사의 의식이 천박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구조가 그만큼 사람사회의 질서에 취약하다는 의미이다. 나주지역에서도 의식의 천박은 현재 진행형인데 나주축협이 농협중앙회의 배임 등의 고발요구를 묵과해서는 위의 천박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엄중하게 여겨야 한다. 굽은 소나무는 먹을 맞아야 반듯해 진다.

또한 썩은 흙으로 벽을 발라서는 그 집이 오래 지탱 할 수 없다. 덧붙이자면 나주지역의 위상이 과거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 한 가지는 먹놓기를 주저하고 손익계산만 분주해 썩은 흙으로 치장하기 때문인데 원인은 지역사회기 지향하는 바의 목적에 투철하지 못한, 머리통 큰 놈들에게 있다고 할 수 있다.

흔히 말하는 윗물이 흐리면 아랫물도 흐리다는 자연의 섭리에 누구든 거스르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에 충실하다면 지역사회나 여하한 조직을 걱정할 이유가 하등 없다. 그러나 그 반대라면 도둑놈들 장터가 되기 십상인데 나주축협이 제 식구 감싸기 식으로 전임 조합장의 수십억 원의 배임이나 횡령 의혹에 대해 흑백을 가라지 않고 두루 뭉실 덮고 넘어간다면 야합에 가깝다는 시민들의 비난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