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 시인/화가

건물 배치나 규모도 대단했다. 콘서트홀 외에도 오페라극장이 1,547석에다 드라마극장 544석, 연극관 398석, 그 외에도 리셉션 홀에다 연습실 3개, 식당 4개, 극장식 빠 6개, 분장실 60개에 전체 넓이 2.2헥타, 건물 1-8헥타 등등이었다. 이 건물의 공간은 매주 40여회 이상의 공연에 매년 평균 3,000여 회의 행사와 200 만 명 가량의 관객에다 관광객만도 700만 명에 이른다 하였다.

우리가 찾아간 시간이 수요일 오후였는데도 그 드넓은 공간에는 관객이야 관광객이야 그야말로 시골 장날처럼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이 건물의 당초 예상 건축비는 7백만 불이었는데 공사하면서 1억 200만 불로 늘어났고 경비조달을 위해 오페라하우스 복권을 발행하는 등 비상한 수단을 동원하여 1975년 7월에야 공사비 전액을 갚았다 한다.

단 하나의 기둥마저 세우지 않는 것도 이 명품 건물의 큰 특징이며 조금 거리를 두고 건물을 보면 최저 수심 50m 해역에 띄워놓은 범선의 형상이 분명했다. 이 건물은 1950년 초 한 시민모임에서 시드니시에 무대예술센터를 짓도록 주정부에 건의했고 이에 공감한 당시 죠셉 카힐 州 수상은 즉시 공사를 위한 기금 모금을 시민에게 호소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공사에 관한 여러 얘기도 있었다. 건축가가 직접 콘크리트를 찍어냈고 철제조립식 건물이면서도 군데군데 벽돌을 쌓았다는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이었다. 내부는 철저히 목재를 고수했고 투박하면서도 거친 재질에다 광택과 무광택 효과를 동시에 노린 지붕타일은 청명한 날과 구름 낀 날은 각각 흰색과 누런색으로 바뀌는 등 계절과 날씨, 시간대별로 빛깔이 다르게 반응한다는 것도 건축물에 담아낸 특별한 배려였다.

비가 내리면 곧바로 건물 전체가 세척되는 관계로 개관되고 38년 된 건물이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깨끗했다. 후일담이지만 건물을 지어놓고 보니 건축가 자신도 놀랄 만큼의 명품건물이 되어있었다 하였다.

그러나 더 유명한 것은 이 건물이 지어진 하드웨어 쪽 보다는 얼마만큼 채워내느냐의 소프트웨어에 있었다. 오페라 하우스는 이미 4년 반이 예약완료 상태였다. 그리고 평균 잡아 대극장은 96%가 소극장까지는 92%가 정기공연으로만 채워진다 하였다. 콘서트홀은 전 의자가 양모(羊毛)쿠숀 의자였다.

여기에다 3면이 바다에 연한 관계로 공연 중 휴식시간에는 문 열고 바다로 나가 음료를 마시며 쉴 수 있게 하였다. 1999년에는 패티김이, 2006년에는 앙드레 김이 이곳 오페라 하우스 무대를 장식한 것도 현지에서 들을 수 있었다.

오페라 하우스가 들어선 자리는 원래 경전차 기기창이었다. 그리고 지붕타일은 스웨덴 홀간사 제품이라는 둥 이 건물에 대한 얘기는 짓는 일에서부터 공연까지 화제 일색으로 이어졌다. 이제는 우리들이 이 같은 명품공간을 만들어서 세상 사람을 모여들게 해야 할 차례가 되었다.

정말이지 하나를 만들어도 이쯤은 만들어야 만들었다고 광고도 하고 우리도 이쯤은 된다고 뻐길 수 있겠지. 설계 공모에서 당선작을 내고도 시장이 못 짓겠다고 손들었다가 죽을둥 살둥 비상하게 지어낸 건물에서 때마침 공연시간이 끝나 방류된 어류처럼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다시 기관방문. 근년에 문을 열었다는 한국문화원(Korean Culture House)에서 김용수 원장을 만났다. 한·호 우정의 해에 맞추어 완공한 이 건물은 7억 원은 정부예산이고 나머지 3억 원은 각계의 협찬으로 충당했다는 설명이다. 체재비와 항공료만 내고 k팝의 신승훈, 샤인 등이 지난 1월 공연을 다녀갔고 호주에서도 어김없이 한류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