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지난해 6·4지방선거에서 나주시장 선거는 그야말로 역대의 보기 드문 난장(亂場)이었다.

80고령의 노구를 이끌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나창주 그리고 부적격자로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컷 오프된 임성훈의 무소속 출마, 배기운 국회의원의 든든한 뒷줄로 새정치민주연합 공천권을 거머 쥔 강인규, 이렇게 세 사람이 나주시의 패권을 놓고 일대 혈전이 벌어졌는데 처음부터 '나창주'는 승패와 전혀 무관한 사람이 되어있었고 '강'과 '임' 양자 대결은 한 치의 앞도 예측 할 수 없는 치열한 창과 방패의 전쟁이었다.

'임' 후보는 화려한 학력과 학위, 그리고 성공한 벤처기업 CEO와 타고난 언변으로 역발산기개세의 기세를 자랑했었고, 상대적으로 크게 비교되었던 '강' 후보는 공천이라는 마패와 미래산단 비리사건을 정치적 도구로의 활용, 그리고 '신정훈'의 전위부대라 할 수 있는 자치분권연대 등의 세력이 유일한 희망 줄이었다. 말하자면 자력보다는 타력이 유일한 선거 전략이었다는 의미다.

일련의 합종연횡 중에서 미래산단 비리를 무기로 삼아 파상적이고 무차별적 융단 공격 앞에 '임' 후보는 돌이킬 수 없는 데미지를 입어 결국 재선에 실패하고 마는데 미래산단 비리에 의해서 나주시장이 된 강인규 시장 앞에 미래산단 조성 추가 사업비 조달이라는 암초가 되어 다시 등장한다.

2015년 1월 미래산단(spc)측은 나주시에 480억 원의 채무보증을 나주시의회에 승인을 요구한다. 의회 일각에선 지난 선거 과정에서 미래산단 채무보증에 대해 강력하게 공세적으로 몰아 붙였던 강인규 시장이 이제 와서 추가 채무보증을 요구하는 것은 낯 두꺼운 일이라고 대들었지만 2개월여의 시차를 두고 의회에서 위의 보증을 승인한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나 또 다시 조성사업비가 부족하다고 추가 채무 보증을 나주시에 요구하자 나주시가 발칵 뒤집혔는데 미래산단(혁신산단)의 채무보증 등이 끊임없이 나주시를 사분오열로 만들고 있는 원죄는 지난 제6대 나주시의회와 제5기 나주시에 절대적으로 책임이 있다.

또한 강인규 시장도 전혀 자유로울 수 없는데 이유는 지난 6·4 나주시장 선거과정에서 나주시가 미래산단 문제로 파산 상태라며 나주시의 채무보증 등은 비리를 위한 작전이었다며 집중 성토했었지만 나주시는 아직 멀쩡하고 예산 씀씀이도 지난 권력과 전혀 다름이 없고, 지난 2월에 강인규 시장도 채무보증을 해 주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혁신산단(미래산단)측에서 요구하고 있는 추가채무 보증이 정당하냐는 시민들의 의혹에 정직하게 답하자면 채무보증을 해 주지 않으면 나주시가 죽게 되어있다.

나주시나 의회가 우선 시민들의 시선이 곤혹스러워 시치미를 떼고 관심이 없는 척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나주시와 나주시의회는 몹시 다급한, 채무 보증에 관해서는 거미줄에 걸린 한 마리의 나약하기 그지없는 나비 그 자체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나주시의 솔직하지 못한 연기(演技)력에 있다. 혁신산단의 채무 보증 등을 부정할 수 없고,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시민들에게 현 실태를 설명하고 양해를 구해야 맞다.

전임자들이 벌려 놓은 복잡한 일이라고 마냥 그 책임을 전가 시키는 것도 나주시의 절대적 책임자로서 온당한 일이 아니고, 나주시장으로서 정답이 아니다. 어찌 보면 나주시의 개판 같은 행정이 벌려 놓은, 나주시 개청이래 최악의 굴욕스런 일이지만 60억의 채무부담 부 동의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지 않겠는가.

또한 120억 원의 미분양 담보 대출 보증은 시민 입장에선 도둑놈 심보를 나주시가 거들 필요가 전혀 없다며 불가가 큰 줄거리지만, 영리한 그들이 아무 노림수 없이 불쑥 들이밀었겠냐는 것에서 살피자면 나주시의 진퇴유곡에 의한 고민이 확실히 읽혀지고 있다.

그러고 120억 원에 대한 나주시 보증 여부는 강인규 시장의 시험대가 될 것이 확실하다.

만약 120억의 보증이 승인 된다면 강인규 시장은 후보시절 미래산단의 패륜적 보증 동의의 공격은 선거판을 위한 이율배반이 되는 것이고, 남이 하는 댄스는 불륜이고 자신의 댄스는 윤리라는 어거지 시장이란 상표가 붙고 그 뒤의 후 폭풍은 가늠하기 힘들게 되어 있다.

이렇게 문제가 꼬이고 있는 것은 나주시의, 시민과의 소통 부재가 큰 원인이다. 선거 때만 시끄러웠던 혁신산단의 진행과정을 자기들만 게 장수 '게' 오그라 싸듯 하면서 초심을 잃지 않고 시민과 소통을 하겠다니 쓴 웃음이라는 이웃들의 지청구다.

그런데 오는 9월 14일 열리는 임시의회에서 60억 원에 이은 120억 원의 미분양 담보 보증이 이루어 질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홍철식 의장이 (주)혁신산단 이사로 있고, 강 시장과 밀월 관계, 그리고 두 사람 모두 소신과 철학을 전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나름의 돗자리 펴는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