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숙 (時人)-  

  피 끓는
  한 청년이 있었다지
  심장이 터질 듯한 고통에
  포기하라고 속삭이는 유혹과 싸우며
  용기와 인내로 고독의 길을 달려 나가
  동포들에게 승리의 기쁨을 알리고 산화하였다지
 
  이제
  안락한 겨울잠의 유혹을 이겨내고
  자신을 달구고 달구어
  봄의 전령으로 피어나고자
  여리디 여린 어린 속꽃잎을
  영하의 꽃샘추위에 내딛는 용기를 본다

  꿈꾸지 마라
  고통 없는 해방이 있었던가
  노동운동가와 민주투사들의
  피눈물이 없었다면
  삭신이 저리도록 풀린 이 다순 날에
  개나리꽃 황홀한 봄잔치
  어찌 햇살 가득 즐길 수 있으랴

  만백성에게
  노랑 꽃웃음 선물하고자
  순교의 길을 헤엄쳐 온 눈물꽃에게
  마음 다해 우렁찬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