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연재 | 시가 있는 월요일
통샘
전숙  |  ss82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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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6호] 승인 2015.08.30  21:5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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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샘은 우리 마을의 블랙홀이다
아무거나 그 샘물에 빠트리면
감쪽같이 사라진다
송이 할매도 그랬던가 보다
그 흔한 펌프샘도 없어 바가지로 통샘물을 길러먹던
송이 할매는 하루 품을 팔고 오면
통샘으로 갔다
바가지로 통샘의 마음을 흔들면
통샘의 얼굴에 할매의 얼굴이 겹쳤다
달뜨는 밤이면
할매와 달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하루의 앙금을 빠트렸다
통샘은 말없이 다 받아먹었다
통샘이 있어서 하루를 까먹었다는 할매
오랜 동안 자글자글 졸인 새카만 앙금들이
삼천궁녀처럼 줄줄이 빠져도
통샘은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았다 
할매의 이야기를 듣고 나도 통샘에 갔다
통샘을 들여다보자 통샘도 나를 들여다보았다
통샘은 가슴을 열고 내 앙금을 빨아먹었다
가벼워진 달빛이 왕버드나무를 훌쩍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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