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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자 고치기
전숙  |  ss82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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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4호] 승인 2015.08.09  17: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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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양귀비 모종을 얻으러 갔다. 이미 꽃이 무성하여서 이식하기엔 늦었단다. 구석진 자갈밭의 옹색한 꽃을 잡아당기니 자갈 사이에 불안불안 떠있던 뿌리가 선심 쓰듯 들려나온다. 모종을 심으려는데 화단이 온통 자갈밭이다.  도리 없이 자갈밭에 꽃을 심고 자갈을 흙처럼 덮어주었다.

팔방놀이 하는 언니에게 업혀있던 아기복룡댁의 허리가 뒤로 꺾이고, 한 번의 꺾임이 한평생 지고 갈 눈물이 되어버린 복룡댁. 다른 꽃들 다 찾아먹는다는 붉은 열흘을 구경도 못해본 곱사등이 꽃은 시집간 지 사흘 만에 소박맞았다. 생과부가 목숨처럼 키운 유복자는 스무 살에 속립성결핵으로 그녀 곁을 영영 떠나고 말았다.

우물이 기울어졌다. 쓴물이 울컥거렸다. 누구도 어찌해볼 수 없는 복룡댁의 팔자 때문에 속을 끓이던 우물의 쓸개가 경련하고 있었다.

자갈밭에서 뽑혀와 또 다른 자갈밭에 이식되는 것이 저 꽃의 팔자일까? 나는 양지바른 터에 부드러운 객토를 듬뿍 깔고 모종을 옮겨 심었다.

어쩌다 복룡댁과 마주쳐
“어떻게 살아요?” 물으면
순하게 웃으며“봉사하며 살지요.”

복룡댁의 가슴에도 누군가 부드러운 객토를 듬뿍 깔아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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