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나주시가 인재를 육성한다는 명목으로 똑 같은 어리석음을 되풀이 하고 있는데 시대의 과제를 망각한, 포퓰리즘(populism)에 의한 영악한 계산이라는 혹평에 부닥치고 있다.

나주시는 영어 캠프 150명, 중국어 캠프 50명, 200명의 학생들에게 외국어를 습득 시킬 요량으로 하루 1천여만원을 주고 2주간 동신대 언어 교육원에 위탁하여 기숙형으로 공부를 시킨다는 것이다.

그리고 별도로 1인당 자부담이 영어 90만원, 중국어 80만원이며 학생들의 학습 수행능력을 평가하기 위해서 선발 시험을 치렀는데 200명 선발에 336명이 신청하여 대단한 경쟁률을 보였다는 식의 나주시 주간 행사자료를 배포했다.  

문제는 사교육광풍으로 인하여 온 나라가 홍역을 치루고 있는 마당에 재정 자립도가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나주시가 하루에 1천만 원을 들여 사교육을 장려 하고 있다는 비난의 중심에 서 있는데, 비난을 따라가 보면 나주시의 무뇌적 교육정책을 날것으로 보여주고 있다.

나주시 중·고등학생 수는 4월 말 기준 중학생 2천 96명, 고등학생 3천465명, 총 5천556명이다. 나주시는 이중 40여명을 추려내 자비 200만원포함 1억9천만원을 들여 미국 어학연수를 보내고 다시 200여명에게 1인당 70만원씩을 지원해 외국어 합숙교육을 한다는데 이쪽에 치이고 저쪽에 치인 나머지 학생 5천316명에 대해선 나주시는 관심이 전혀 없다는 말이 된다. 즉 거창하게 글로벌리즘을 들먹거릴 것도 없이 보편타당한 일반적 상식이 전혀 없는 나주시라면 더 기대 할 것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또한 2주 교육에 자부담 90만원, 미국어학연수 자부담 200만원은 힘겨운 서민들의 자녀들에겐 그림속의 떡이 분명하고 학생들 간 위화감의 조성문제도 간단치 않다.

한때 나주시청 게시판은 미국어학연수를 다녀온 어린학생들이 나주시를 찬양하는 글들로 도배해 잔치판을 방불케 했는데 이러한 철딱서니 없는 공직자의 장난이 몰고 올 수 있는 사회적 병폐를 망각한, 심히 부끄러운 나주시 교육의 현 주소라 할 수 있다.

사교육 중에서도 영어의 미친바람은 언어의 사대주의(事大主義)에서 기인한다. 나주시가 이러한 의식에서 탈피하지 못하면 주체적 자치는 너무 먼 당신이 되는 것이고, 나주시민은 주체적이지 못한 시민이 되게 만드는 나주시라는 것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 

사회적 지도력은 사회적 우월감에서 생성 되어지는 것이 아니다.

나주시 교육의 지향점이 교과시험의 일등만의 양성이라면 시민 사회는, 시민사회의 가치를 전혀 창출해 낼 수 없다. 우리 사회곳곳에서 몸살을 앓고 있는 심화된 학벌의 고질적 짬짜미에 의한 부의 대물림이 일등의 양성(養成) 원인인데도 고민 없이 나주시가 편승하여 부채질 한다면 지방자치의 근원을 뒤흔드는 못난 행위가 분명 맞다.

못난 소나가무 벌 간(명당. 문중 산)지킨다는 옛말이 있다. 각자의 쓰임을 우리사회는 존중해야 제대로 된 사회가 된다는 것을 나주시장은 나주시의 지도자로서 명심해야 한다. 지난해 6·4지방선거 때에 나주에서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다는 것은 누구나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학벌이 없다거나 과거의 남루하고 가난했던 시절은 지도자로서의 흠결 사항이 아니라고 필자는 강변했고 동의 했었다.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노예를 해방시킨 미국 16대 링컨대통령은 국가에서 인정하는 학력은 아예 없다, 가난했기 때문이다.

겨우 순회교사에게 18개월 동안의 배움이 전부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는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으로서 기리 기억하고 있는 것은 그 만의 철학과 소신에 투철 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다시 말해 자신이 살아온 과정을 살펴보고 과정의 사회적 병리현상을 바로 잡기 위해서 혼신의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면 훌륭한 지도자로서 손색이 전혀 없다는 의미다. 그러나 과거의 자신이 걸어 왔던 길을 잃고 인(人)의 장막에 갇혀 타고난 양반인양 팔자걸음 흉내라면 갓끈 떨어진 후 낭패는 말로서 형용이 어려울 것이다. 나주에서 그러한 정치인들이 부지기수이다.

나주시는 청소년 교육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집단이다.

영어가 밥 먹여주고, 중국어가 밥 먹여 줄 것 같은 환상을 시민들에게 심어 주어서는 안 된다. 강남에 한번 다녀 오시길 바란다. 초등학생 1년 사교육비가 2,000만원을 상회 한다는데 개천에서 용(龍)나겠냐는 물음이다. 병행하여 기술, 기술자 육성에 나주시는 관심을 확실히 가져야 한다.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꿈을 일구어 주는 역할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