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우리가 과거를 이야기 하고 문제점을 되짚어보는 이유는 같은 우(愚)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다시 말하면 어떤 특정인의 잘못을 공격하여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함이 아니라는 말인데 지방선거가 있었던 지난 2014년의 한해는 신뢰성 없는 정치인과 장사꾼들과의 MOU 체결이 얼마나 부질없고 시민들을 우롱하는 짓인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작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본지에서 지적 했다시피(2014. 04. 04 보도) 나주시는 ‘경축 혁신도시 프레미엄급 신세계 사이먼 아울렛’이라며 각 읍,면,동 사무소 전면에 대문짝만한 현수막을 걸어 놓고 사상유래 없는 홍보전을 펼쳤었다. 당시 보도 자료의 사진엔 박준영 도지사, 임성훈 시장, 강명구(신세계 사이먼 대표이사) 등이 임성훈의 재선이라도 축하해줄 것 같이 얼굴에 환한 웃음을 머금고 있었지만 임성훈의 낙선으로 나주시의 주인이 강인규로 바뀌자마자 나주시장 취임 1개월여 만에 노안면 오정리 나주IC 근처에 30만㎡규모의 1억 달러(1,100억원)투자 약정서에 신세계 측과 다시 도장을 찍게 되었다고 홍보가 대단했었다.

나주시민들은 그들이 천명한 대로 일자리가 늘고 나주 경제나 위상이 한층 좋아지고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임성훈의 MOU을 재탕하는 정도였다. 새로운 것이 전혀 없었다는 이야기인데 여기서 사회적 책임이나 상도의, 그리고 정치나 장사의 윤리를 이야기 하는 것은 무리다.

임성훈 전 시장과 강인규 시장의 MOU에서 달라진 것은 투자 장소와 홍보사진에 등장하는 인물배경 뿐이다. 사업 투자 금액도 같고 사업내용도 판박이이다. 무슨 이유로 취임 1개월 만에  전) 임성훈 시장과의 MOU가 파기되고 신임 나주시장과 다시 MOU을 채결 되었는지의 ‘비사’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추론하자면 서로의 필요성 즉, 오월동주(吳越同舟)라 할 수 있겠다. 장사는 정치에 의해서 이윤이 극대화 되고 만들어 진다. 또한 정치는 장사의 이윤에 의해 돌아간다는 것은 자본주의 시장 안에서의 하나의 악의 질서다.

그런데 나주시와 MOU를 체결한 쪽은 일 년이 다 되어가지만 과부의 음심을 다 채워주고 등등의 목적을 달성한 놈팽이처럼 너무 느긋하고 태평하다. 바쁠 것이 전혀 없다는 정황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나주시와 협조 등을 조율하기 위한 사무실은 고사하고 담당직원 파견도 없다. 다급한 나주시가 재촉 하지만 그들의 답은 걸작이다.

사업초기에 회사 투자 예상비용보다 부담이 늘 것 같은데 얼마나 더 투자비용이 들어 갈 것 인지를 나주시가 조사하여 보고? 해 달라는 ‘갑질’ 이라면 나주시의 MOU는 무언가 크게 잘못 되었다. 항간에 나돌고 있는 광주 광산구 쪽의 ‘신세계 사이먼 아울렛’ 입점 이야기는 전혀 근거가 없는 낭설만은 아니라는 느낌이 강하다.

송정리 쪽이 훨씬 더 입지조건이 뛰어나다는 이야기인데 무안공항과 광주 간 고속도로, 광주비행장, KTX 정차, 함평, 나주, 영광, 장성, 전북권역, 벌교, 순천, 여수 등의 연계 도로망으로도 그들의 흑심을 자극하기에 너무 충분하다.

중국천하를 통일한 진(秦) 시황제의 친 아버지는 장사꾼 여불위이다. 이해를 돕자면 이문에 대해서는 장사치를 따를 자가 없다는 이야기 인데 신세계 측에서 보자면 나주시 정도는 세 살 먹은 어린이 손에 든 떡 뺏기 보담 더 수월하게 되어 있다.

여기서 학습이 되었다면 앞으로 나주시는 여하한 MOU에 대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맹자 한마디를 듣자면 ‘하필왈리(何必曰利)’에서 정치의 목적을 가늠해야 한다. 직역 하자면 ‘어찌 이익을 말하느냐’라는 물음인데 그 뒤 이야기는 모름지기 정치는 옳고 그름 속에서 분별하여 사람 살림을 도모해야 된다는 일침이다.

나주시는 너무 신세계 측에 기대를 갖지 말고 본연의 직분에 충실하길 당부한다. 뭔 시민세금으로 특정업체의 투자비용 산출이라는 말인가. 하는 짓이 참 염치없고 고약한 자들이다. 투자유치도 좋지만 나주인의 자긍심도 중요하다. 장사치에게 나주인의 자긍심을 훼손해서야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