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미궁에 빠진 나주 여고생 살인사건의 기록을 재검토 하고 있는 가운데 이 사건 공소시효 만료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3월부터 이날 현재까지 2001년 2월4일 남평읍 드들강에서 발생한 여고생 살인사건에 대한 수사기록을 재검토 중이다.

또 용의자로 지목된 김모(38·당시 24세)씨를 비롯, 의심되는 사람들의 당시 행적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하지만 14년이라는 오랜 시간의 경과로 인해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접근할 만한 단서의 발견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단 공소시효 만료일의 경우 범죄의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 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개정 전 살인의 공소시효는 15년이었다. 2007년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공소시효는 25년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소급효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만약 이 사건이 단순 살인이라면 개정 전 공소시효(15년)가 적용돼 내년 2월3일 시효가 만료된다. 이와 달리 강간살인으로 귀결될 경우 공소시효는 별다른 의미가 없어진다.

지난 2013년 강간살인의 공소시효가 폐지됐기 때문이다. 시효 폐지 당시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강간살인 사건까지 소급 적용된다.

여기에 DNA가 채취된 성범죄 사건은 성폭력특별법에 근거 그 시효가 10년 연장된다.

당시 광주 모 여고 학생이었던 박양은 드들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성폭행을 당하고 경부 압박의 흔적이 확인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박양의 신체에서 다른 사람의 DNA까지 발견됐으나 일치하는 사람을 찾지 못해 끝내 범인을 잡지 못했다.

그러던 지난 2012년 9월 광주지검 목포지청은 강도살인 혐의로 목포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무기수 김씨의 DNA(대검찰청 유전자 데이터베이스 보관)와 국과수에 보관돼 있던 박양의 몸에서 채취한 DNA가 서로 일치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후 관련 수사가 이뤄졌으나 DNA 이외의 직접적 증거를 찾지 못했다. 아울러 김씨가 범행을 극구 부인하면서 결국 불기소 처분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한 검찰의 수사기록(불기소처분) 표지 공소시효 만료란에는 2026년 2월3일로 (만료일) 표기돼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건 공소시효가 (내년에)완료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본다"며 "시효에 상관없이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