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어느 사람 사회에서나 반드시 필요한 것이 한 가지가 있다면 바로 건강한 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건강한 의식이란 색 유리창을 통해서 본 사물을 왜곡 없이 실체를 보는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 여기에 진정성이 반드시 수반되어져야만 그 정신세계가 올바르게 정립될 수 있다. 즉 굽은 것은 보고 곧다고 옮겨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남을 지배하여 복종시키는 힘을 가진 사람이나 주변부들은 곧잘 건강한 의식의 망각을 강요하곤 하는데 원인은 건강한 의식이 강하면 이 힘 즉, 권력이 약화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자가당착이 자리 잡고 있기에 그렇다. 그러나 권력의 속성을 이해한다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 금방 알 수 있다.

권력의 가장 천한 짓은, 공의를 위한 가치척도를 중하게 여겨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부리기 좋은 사람이라면 쌍수 들고 반긴다. 그러나 이 반김이 얼마나 지속 될 것인가? 갓 끈이 유지 될 때 까지 또는 활용가치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 그런데 권력 따라 천둥벌거숭이가 되어 덩달아 깡충거리다가 인격까지 함몰되고 마는 '막장파' 인생들이 우리 주변에 많아 넘친다.

그들은 범털과 개털을 확실히 구분할 줄 아는, 만능의 혜안이 있다고 여긴다.

이 범털과 개털은 감방(監房)에서 사용되는 말인데 일단 감옥에 들어가면 모두가 평등?한 도둑놈들이 된다. 즉 무겁고 가벼운 죄의 경중은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수인(囚人)들도 그들만의 세계가 엄연히 존재하는데 우리사회의 못된 것만 소옥 빼다 옮겨놓은 축소판이다.

이 축소판의 모든 것은 모사로 시작해서 모사로 끝난다. 그리고 힘의 논리가 확실히 통하게 되어 있다. 여기에서 범털과 개털이 생겨나는데 범털은 행세하는 놈, 개털은 짜부라져 있는 놈이 된다.

즉 사회로 치자면 범털은 권력 그리고 권력의 햇가에 있는 부류, 개털은 민초들이라 할 수 있다. 돌아가는 여러 사정으로 봐서는 언 듯 범털들이 모든 것을 좌우지 할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착시(錯視)다.

대표적으로 여지 것 나주에서 권력을 잡고 폼께나 잡았던 사람들이 몰락하게 된 이면을 살펴보면 이 착시가 크게 작용 했었다. 당사자들은 크게 부정하지만 엄연한 사실이고 진실이다. 저 혼자 깨춤 추다가 '쪽박' 찼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이 착시에 매달려 몰락한 그들도 그 자리에 있을 때에는 승승장구를 한 번도 의심치 않았다는 것이다. 권력이 있는 것엔 어김없이 아부가 있기 마련이고 옳소만 읊조리게 되어 있다. 권력을 가진 자 들의 공통점은 고언(苦言)을 한결 같이 멀리하고 감언(甘言)만 요구한다. 자신이 앉아있는 자리의 권능을 신(神)의 손으로 믿고 있기 때문이다.

잡배들은 이러한 약점을 놓치지 않는다. 바로 교언영색(巧言令色)이 탄생하게 되는 순간이다. 이때부터가 판이 복잡하게 되는데 잡배들은 자신들이 구축한 영토(이익)를 굳건하게 지키기 위해 주군(主君)의 곁에 건강한 의식을 가진 사람들과의 격리에 들어간다. 이러다보니 지도자는 세상 돌아가는 여론에 어둡게 되고 지록위마(指鹿爲馬)라는 술수에 농락 되는데 이때는 이미 해는 서산에 한참 기운 뒤이다.
또한 자기들만의 리그에서 자기들의 입맛에 들지 않는 무리들을 공격하게 되는데 이쯤이면 '참'과 거짓의 분별없이 죽일 놈이 또 죽일 놈이 되는데 그 이유는 단 한가지다. 충신을 내세워야 신임이 두터워지기 때문이라는 불편한 진실이 숨어 있다.

거짓은 '참'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참'은 거짓을 경원시 한다. 우리가 속한 사회의 기준은 바로 건강한 의식과 '참'이 되어야 맞다. 지도지가 이러한 고민 없이 나에게 좋은 놈이 좋다는 편협이 결국 돌아 올수 없는 다리를 건너게 된다. 나에겐 싫은 놈이라도 사회에 이익이 된다면 반드시 같이 바라보아야 정치라는 바른 목적을 달성 할 수 있다.

나주의 정치판이 심히 염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현상이 적나라하게 벌어지고 있는데도 당사자들만 모르고 있으니 하는 소리다.

명심보감에 이상견빙지(履霜堅氷至)라는 말이 있는데 그 뜻은 서리를 밟게 되면 오래지 않아  두꺼운 얼음이 언다는 말이다. 즉 일의 그르침은 반드시 그 전조(前兆)가 있다는 말인데 서리를 밟고서도 얼음을 생각지 못한 죄의 결말을 몰락이라는 의미다.

여기서 얼음은 파멸을 의미하고 있다. 늦은 밤 산사의 풍경소리 들으며 자신들을 되돌아보시기들 바란다.